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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의 와이 와인]<280>韓 와인바가 美 뉴욕으로…나기정 탭샵바 대표

<280>나기정 탭샵바 대표 인터뷰

 

안상미 기자.

평일 오후 6시 탭샵바 청계점. 익숙한 듯 들어서서 와인을 고르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쭈뼛쭈뼛 두리번 거리는 손님도 있다. 한두 번이 아닌 것 처럼 혼자 와서 와인 한 잔을 두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이도 있다. 각양각색이지만 공통점이라면 모두 자신 만의 방식으로 와인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나기정 탭샵바 대표. /손진영 기자

5호인 서울 합정점까지 그간 다녀간 이들만 6만명이 넘는다. 2022년 12월에 1호 동대문점이 문을 열었으니 3년도 채 되지 않아서다. 재방문율은 50%가 넘는다. 이 정도면 나기정 탭샵바 대표가 20년 전 꿈꾸던 와인의 대중화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이 아닐까.

 

새로운 꿈은 전 세계 주요 메가시티로의 진출이다. 첫 타자는 미국 뉴욕이다. 빠르면 연내다. 한국의 와인바가 뉴욕 진출이라니. 괜찮다. 한국은 몰라도 와인은 알테니 말이다. 그게 나 대표를 와인에 빠져들게 한 힘이기도 하니까.

 

나 대표를 만난 곳은 3호점인 도산점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한국 사람들이 와인을 마실까부터 시작해 이제는 세계 주요 도시에 탭샵바 거점을 두고 앱에서 와인을 주문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 와인주막차차에서 탭샵바까지

 

나 대표의 와인 외길 인생이 시작된 것은 2005년 영국에 유학을 가면서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와인 자체가 낯설었을 뿐 아니라 와인, 남들이 볼 때는 그냥 술인 것을 공부까지 하겠다는 별종이었다.

 

나기정 탭샵바 대표. /손진영 기자

와인 MBA로 이론을, 귀국 후 와인 수입사에서 실무를 익히고는 바로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당시 한식과 와인을 접목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와인주막차차'가 그의 첫 작품이다. 주막이란 네이밍은 고심의 결과물이다. 해외의 비스트로나 펍 등을 떠올리자니 식당이자 선술집이었고, 카페, 호텔 역할까지 했던 주막이 딱이였다.

 

나 대표는 "스시라면 일본을 떠올리는 것 처럼 음식은 그 나라의 이미지가 된다"며 "음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는 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에서 와인과 접점을 만들어야 시장이 커지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차육쌈'과 '차돌라면'은 의외로 와인과 어울렸고, 난제였던 와인 고르기는 학위 논문에서 제안했던 '와인사다리'를 활용해 쉽게 접근토록 했다.

 

탭샵바 도산점 매장 전경. /손진영 기자

한식과 신선하고 좋은 재료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탭샵바에선 매일 통영 양식장에서 바로 올라오는 굴을 맛볼 수 있고, 순대튀김은 안 시키면 서운한 메뉴다. 팬데믹은 위기이자 기회였다. 코로나19로 와인주막차차가 문을 닫게 됐는데 나 대표의 눈에 와인 소매 시장이 급성장하는게 보였다. 와인샵 '와인도깨비'를 열었더니 월 매출이 1억원을 웃돌 정도로 잘됐다. 팬데믹으로 와인 수요가 급증하자 대형 와인샵에서 러브콜이 왔다. 와인샵 옆에 여러 종류의 와인을 잔으로 맛볼 수 있는 탭과 음식 공간을 운영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당시 고가 와인을 잔으로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에 탭 자체는 소위 대박이 났지만 돈은 되지 않았다. 테이스팅이라는 것 자체가 80~100종 이상 다양해야 하고, 또 싸야 한다. 마진은 적고, 디스펜서 기계는 비싸다. 빠르게 망하게 딱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좋았든 힘들었든 모든 여정이 탭샵바로 귀결됐다. 탭과 샵과 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보니 살 길이 알아서 찾아졌다. 탭 만으로, 샵 만으로, 바 만으로는 안되던 일이 다 해결되더란 말이다.

 

나 대표는 "여러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총망라한 것이 탭샵바"라며 "와인바로 F&B의 기본을 갖추고, 샵으로 소비자 경험이 쌓였다. 탭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지만 사람을 불러들인다. 여기에 샵과 바를 붙여 일상에서 가볍고 싸게 매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 한국판 웨더스푼? 와인계 스타벅스?…와인 이커머스 플랫폼!

 

탭샵바 도산점 매장 전경. 왼쪽으로는 와인샵, 오른쪽으로는 한 잔 씩 와인을 테이스팅할 수 있는 와인 탭이 자리해 있다. /손진영 기자

한국에서는 동대문을 시작으로 청계와 도산, 여의도, 합정 등 5개 매장을 열었다. 보통 매장 한 곳당 매출이 30억원 안팎으로 올해 연매출은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목표는 서울에만 20개의 매장을 내는 것이지만 해외 진출과 동시에 진행을 하고 있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싱가포르, 대만 등 메가시티를 살펴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앱을 통해 와인을 주문하고 배달하려면 필요한 최소한의 거점 네트워크가 20개다.

 

나 대표는 뉴욕에 매장을 열기 위해 이번주 초에도 뉴욕에 다녀왔다. 기관 투자자들과도 만남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선 F&B가 전통 산업으로 취급되지만 미국에서는 샐러드계의 스타벅스라는 스위트그린처럼 앱과 편의성을 입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면서 일반음식점에서 와인을 팔 수 있는 규제는 풀렸지만 아직 세계에서 유일하게 주류 배달은 막혀 있다"며 "일단 스타벅스와 같이 사이렌오더로 주문하고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향후에는 B마트와 같은 와인 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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