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경제를 일구고 빛낸 고 정주영 회장은 검소의 대명사, 그러한 남편의 아내로서 역시 검박하기 이를 데 없는 부인 변 여사님은 1980년 어느 날 가회동 자택에 도둑들이 마주하자 당연히 얼어 붙어버렸다. 도둑들은 여사님의 머리에 휘발유를 붓고는 소리를 지르면 불을 붙이겠다고 겁박을 하고는 귀중품을 찾아 집안 장롱이며 비밀금고를 찾아 여기저기를 뒤집었으나 집안에는 20년 된 소파와 텔레비전 한 대가 고작이었다고 한다.
무슨 재벌 집이 이러냐고 기가 막혀서 하는 도둑들에게 당시 타다 놓은 월급 이백만 원과 아들 결혼식에 주려고 준비해 놓았던 시계를 주며 이거라도 가져가라며 내놓았단다. 정 회장께서는 구두 한 켤레도 닳을 때까지 그것도 밑창이 닳으면 징을 박아 신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은 철저하게 검약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인색하지 않았다. 사업가로서의 패기와 혜안을 별개로 하더라도, 현대그룹의 주계열사가 위치한 울산에는 직원들을 위해 사택을 짓고, 근로자들의 자녀들에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지원하는 등의 혜택을 나누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또한, 울산에 유일한 대학병원인 울산대학병원을 비롯해 현대예술회관 한마음회관 미포복지회관 등의 문화 여가시설의 건축은 기업이 터전을 함께 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이익을 회향하고자 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 동구 주민이 시내로 수월하게 나갈 수 있도록 현대자동차 공장 인근에 '아산로'를 지어 울산시에 기부하기도 했다. 소 떼를 몰고 북한을 찾는 모습이 신문 지면에 실렸던 것이 생각난다. 그 숫자는 합계 1001마리였던 것으로 한 마리에 분명 어떤 의미가 있을 것으로 1차로 보낸 500마리 중 백 마리는 임신 한 암소였단다. 아름다운 배려 덕의 회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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