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최근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음식은 자영업자가 만들고, 소비자가 직접 수령해 가는 포장에 왜 수수료를 내야 하느냐'는 단순한 물음을 던지고 싶다. 단지 음식 예약만 중개한 플랫폼이 6.8%라는 적지 않은 수수료를 챙기겠다는 심보가 옳은 것일까.
자영업자들에게 배달 플랫폼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필수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방문은 줄고 비대면 주문이 늘어난 데다, 1~2인 가구 증가로 외식보다는 소량·간편식 배달 수요가 확대되며 일상화됐다.
자영업자들은 당장 수수료를 내자니 마진이 줄고, 안 쓰자니 노쇼가 걱정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결국 고민 끝에 '일단은 포장 수수료를 내더라도 쓴다'는 결론에 이르겠지만, 이는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강요된 채택'이라 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걷어서 서비스 개선에 쓰겠다고 하지만, 지금 자영업자들이 필요한 것은 먼 미래의 혜택이 아니라 당장의 생존이다.
게다가 포장 주문은 배달과 달리 플랫폼의 물류나 배달망이 필요 없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기존 배달 중개 수수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치를 부과하는 것은 독점 지위를 무기로 삼아 수수료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배달 플랫폼들은 한결같이 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주장한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자율성을 갉아먹는 포장 주문 수수료로 플랫폼의 배를 채우는 행태는 상생과 거리가 멀다.
플랫폼이 편의를 넘어 지배가 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위한다면 공정함을 챙겨야 할 때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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