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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이상기후 역습에 패션 얼어붙고, 에어컨은 뜨겁다

최근 서울 낮 최고기온이 25도를 기록하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가운데, 서울 명동거리 의류매장에 여름 옷이 진열돼있다./뉴시스

이상기후가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봄 간절기 의류 판매가 부진해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가전양판업계는 이른 더위에 발맞춰 에어컨 판매전에 돌입하며 분주한 모습이다.

 

백화점 업계는 사실상 올해 봄 시즌 장사가 끝났다고 보고 여름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2~3월은 일반적으로 봄 간절기 의류 판매의 성수기로 통상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 불규칙한 날씨까지 겹치며 실적이 뚝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의 패션 부문 매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 그쳤고, 신세계(0.9%)와 현대백화점(0.2%)도 간신히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한 패션 회사 무신사도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남성복, 여성복은 물론 유아·아동, 스포츠, 아웃도어 등 대부분의 상품군이 부진했다. 업계는 체감상 역성장이라는 반응이다.

 

패션 판매 부진은 백화점 뿐만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패션의류 판매는 오프라인 매장 -9.4%, 온라인 -9.7% 등 모든 채널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올해 2월의 평균기온은 0.5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고, 3월에도 기온 급강하와 잦은 눈으로 봄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는 점이 수요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패션 브랜드들과 함께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간절기 상품 비중 축소와 출시 시점 조정 등을 논의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여름 특화 팝업스토어를 조기 운영해 시즌 선점에 나선 상태다. 신세계 역시 사계절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기온 흐름에 따라 상품 구성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고객들이 서울 시내 가전제품 매장에서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메트로 손진영
고객이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선풍기를 살펴보고 있다. /메트로 손진영

가전양판업계는 때 이른 무더위를 반영한 조기 수요로 활기를 띠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3월 에어컨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전자랜드도 같은 기간 판매 수량이 약 10% 늘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이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이른 더위와 긴 여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 에어컨을 미리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이 4월에 시작돼 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주요 에어컨 모델을 특가에 판매하고, 청소 서비스 할인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랜드는 100만원 이상 에어컨 구매 시 무이자 할부와 최대 50만원 캐시백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판촉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후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계절 중심의 기존 전략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소비자의 생활패턴과 날씨 흐름을 보다 민감하게 반영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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