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성장주, 외인 방어주...국내 증시 속 엇갈린 투자전략
9개월째 이어진 외국인 순매도...당분간 외국인 귀환 난망
이달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명확히 다른 투자 전략을 드러냈다. 개인은 반도체·자동차 등 대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반등 기대감을 키운 반면, 외국인은 전력·통신 등 내수 업종에 집중하며 위험 회피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본격 귀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수 관련 종목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조7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현대차(5543억원), 기아(2040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대형주의 가격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되며, 특히 반도체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모습이다. 시장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은 간접적으로, 자동차는 직접적으로 미국의 상호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실적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3.63%, SK하이닉스 3.30%, 현대차 4.31%, 기아 4.44%씩 하락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반도체 업종은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의 주가 하락은 설비투자(capex)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며 "관세 정책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나, 금일 구글 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 전망치가 유지돼 이러한 시장의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각각 0.86배, 1.15배로, 이미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만큼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택지는 전혀 달랐다. 외국인들은 한국전력(2092억원), 카카오(1909억원), 에이비엘바이오(1010억원), SK텔레콤(984억원) 등을 가장 많이 담았으며, 국내 증시에서 9개월 연속 순매도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동시에,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내수 업종 위주의 접근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우려가 높아진 4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계·유통·IT하드웨어·반도체·화학 등을 순매도하고, 유틸리티·통신·필수소비재 등 방어적 업종만을 순매수 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수출 감소뿐 아니라 대중 무역수지 등 중국과의 경합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일부 숙고하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위험자산 선호가 바로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채권은 지난 3월까지 60조원가량 순매수했다.
허 연구원은 "국내 수출과 기업이익이 바닥을 지날 때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의 귀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수출 바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코스피 기업이익 추정치도 그만큼 낮지 않기 때문에 내수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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