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리 “걸음 수만으로 사망위험 계리 가능”…보험료 산정 대안 제시
국내는 리워드 단계에 머물러…“표준화·장기 데이터 확보가 관건”
보험업계의 웨어러블 기기 활용이 단순 보상(리워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더라이팅(위험 평가·보험료 산정)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사망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대규모 추적 연구가 공개되면서 웨어러블 데이터의 언더라이팅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보급이 확산하면서 보험사들의 관심이 단순 리워드 제공에서 분석 및 상품 개발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IT 조사·컨설팅 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5억38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2028년에는 6억4570만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로이트(Deloitte)는 '보험산업의 미래, 디지털 혁신과 헬스케어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보험사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가 일상화되면서 데이터 신뢰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독일 재보험사 뮌헨리(Munich Re)는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의 50만명(평균 추적기간 13.5년) 장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신체활동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일일 1만5000보 이상 걷는 그룹의 사망위험이 5000보 미만 그룹 대비 75% 낮았다고 밝혔다.
또한 흡연자라도 하루 7000보 이상 걸으면 금연자 중 저활동자보다 사망위험이 낮았고 BMI 30 이상 비만자도 같은 조건이면 정상 체중·저활동군보다 위험이 40% 낮았다.
업계에선 해당 연구가 웨어러블 데이터로 통계적·계리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보험연구원 손유영 연구원은 "뮌헨리의 연구는 신체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가입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생활습관에 따른 보험료 할인, 위험 평가의 정교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사들은 아직 웨어러블 데이터를 보상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생명보험사 존 핸콕은 '바이탈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1만보 목표 달성 시 보험료를 할인하고 추가 리워드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삼성화재가 갤럭시 워치와 연동되는 '애니핏 플러스'로 걸음 수·심박수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해당 포인트를 보험료 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데이터 축적·규제·형평성을 '언더라이팅 전환'의 관건으로 꼽는다. 만약 웨어러블 데이터의 양과 질이 한단계 높아진다면 보험의 핵심 공정인 언더라이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유영 연구원은 "보험사는 웨어러블 데이터를 법적 규제에 의해 금지되기 보다는 통계적 근거 산출에 필요한 데이터의 부족과 개인정보보호 및 형평성 등의 이유로 직접 언더라이팅에 사용하지 않고 조건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웨어러블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정확하게 수집하고 분석해 언더라이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보험소비자의 효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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