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스페인 카사 로호(Casa Rojo)
'마초맨'이 진화했다. 마초맨 그란 비노로 말이다. 2014년 첫 선을 보인지 10주년을 맞아서다.
스페인 와인으로는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와인이 바로 와이너리 카사 로호의 마초맨이다. 모든 것이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았다. 와인의 맛과 품질은 기본으로 와인의 이미지를 마신다고 할 만큼 이해하기 쉬웠다. 한국 음식과 같이 마시기도 좋았고, 개성만점의 라벨은 매년 조금씩 바뀌며 새로움을 찾는 한국 소비자들이 질릴 틈을 주지 않았다. 스페인 카사 로호의 헤드 소믈리에이자 세일즈 디렉터인 알레한드로 반 리샤우트는 한국을 방문해 "마초맨 그란 비노는 손으로 포도를 수확하고, 양조한 와인 가운데서도 최고의 배럴만 골라 만들었다"며 "지난 10년 간 카사 로호가 배운 것과 느낀 것, 살아낸 여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메이커인 호세 루이스 고메즈와 그의 동반자이자 공동창업자인 라우라 로호는 처음부터 올드 스쿨(Old School)의 관습을 모두 깨고자 했다. 가장 스페인다운 토착 품종을 선택했지만 기존 와인 생산자들과 달리 좀 더 과실미를 살리면서 균형감을 중시했다. 십여년 전만해도 스페인 와이너리들은 대부분 미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묵직하게 오크 사용을 많이 했다.
사실 음식 역시 본연의 맛을 중시하면서 덜 부담스럽고 조미료를 적게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와인도 같은 흐름일 뿐이다. 이런 변화를 먼저 알아차렸던게 주효했다. 2014년 마초맨 첫 출시와 함께 바로 주목을 받았으니 말이다. 병 라벨은 와인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개성으로 디자인했다.
이전까지 스페인 와이너리들이 정장을 입은 신사였다면 카사 로호는 노타이에 스니커즈를 신은 신세대다. 지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스니커즈를 신듯이 카사로호는 스페인 와인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카사 로호의 진짜 반전은 테이스팅하면서 시작된다. 섬세한 마초맨과 힘이 있는 마초걸의 모습에서다. 다들 근육질 마초맨과 그와 대비되는 마초걸을 기대했을테니 말이다.
스페인은 예부터 모계 중심 사회였음을 떠올리면 와인의 반전 매력이 이해가 된다. 실세 와이너리에서 호세 루이스는 예술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며, 라우라 로호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얄 때 결단력을 발휘하는 역할을 한다.
마초맨은 스페인 남동부 무르시아 지역에서 모나스트렐 품종 100%로 만든다. 프랑스에서 무르베드르로 불리는 그 품종이다. 보통 블렌딩을 위해 소량만 쓰이지만 모나스트렐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테루아를 만나면서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됐다. 5월부터 9월까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혹독한 기후 조건이지만 이를 견딘 모나스트렐은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과실미와 산도, 우아함을 지니게 된다.
라우라 로호가 라벨에 등장해 '마초걸'이라는 애칭이 더 친숙한 '틴타 피나'는 전혀 다른 지역, 다른 품종이다. 스페인 프리미엄 와인산지인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 템프라니요 품종 100%로 만든다. 틴타 피나는 템프라니요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진한 과실향에 바디감과 타닌도 탄탄하게 받쳐준다.
너무나도 개성이 뚜렷한 두 개의 테루아, 다른 품종의 와인이지만 마초맨과 마초걸이 전하는 메시지는 사실 하나다. 그들이 가진 모든 사랑과 열정을 한 병의 와인에 담겠다는 것.
알레한드로는 "우리의 와인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세대를 거치며 내려온 이 땅과 떼루아, 품종, 지식의 정수"라며 "와인 한 병 한 병마다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느끼는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마초맨 그란 비노가 마초맨 2세대 버전이라면 3세대도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마초맨 블랙라벨이다. 초한정 시리즈로 아직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카사로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지도 십여년이 다 되어간다.
그는 "한국의 와인 소비자들은 놀랍도록 모든 면에서 정교함과 탁월함을 추구하고, 카사 로호가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한다"며 "한국은 파트너이자 영감의 원천이며, 우리 미래의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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