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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의 AI시대 적응하기] 당신을 속이는 당신의 '검색어'

김서현 기자

검색창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검색어는 평등하지 않다.

 

검색엔진은 마치 모든 걸 아는 마법사처럼, 단어만 입력하면 순식간에 무한의 결과를 쏟아낸다. 수백만, 수천만 개의 링크가 쏟아질 때면, 마치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앞에 펼쳐져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정보의 바다 아닌가?

 

그러나 등대를 향한 배와 수평선을 향한 배가 서로 멀어지듯 정보는 넘쳐나지만 우리는 그걸 '묻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질문이 틀렸다면? 정보는 사실과는 아무 상관없는 데이터 폐기물일 뿐이다. 정보는 검색하는 순간부터 중립이 아니며, 교묘한 알고리즘은 당신의 질문을 최대한 자극적으로 가공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찾았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어느날 두 사람이 같은 뉴스를 접했다. "XX백신 부작용 논란" A는 "XX백신 안전성 논문"을 검색했고, B는 "XX백신 위험성 고발"을 검색했다. A의 화면엔 학술 논문과 보건당국의 보도자료가 떴고, B의 화면엔 유튜브 영상과 자극적인 블로그가 줄줄이 등장했다. A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확신했고, B는 "언론이 숨기고 있다"고 분노했다.

 

둘은 각각 "정보를 충분히 읽었다"고 느끼며, 서로를 무지하다고 생각한다. A는 백신을 맞고 B는 백신을 맞지 않는다. 둘 중 누가 더 잘 물었을까? 둘 다 "정보를 충분히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세계를 살고 있었다. 하나의 플랫폼, 하나의 뉴스, 두 개의 전혀 다른 현실.

 

정보의 격차는 단순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거리가 아니다. 같은 뉴스를 접하고도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질문의 단층선이다. 지금 정보는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되었는가'의 문제다.

 

검색은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고, 더 나아가 세계관이다.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당신이 마주하는 세계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보는 평등하지 않다. 그리고 불균형은 알고리즘 뒤에 숨어, 당신이 무엇을 '자유롭게' 선택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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