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백신 '아렉스비'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RSV 백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14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이달 말 국내에서 RSV 백신 아렉스비를 공식 선보인다.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을 예방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 1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은 국내 첫 RSV 예방 백신이다.
RSV 감염증은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과 함께 법정 4급 감염병에 속한다.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을 유발하며 고위험군에서는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심한 경우 입원 및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데 특히 60세 이상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날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문지용 건국대학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RSV 감염 예방의 필요성을 알렸다.
문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데, 다른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체내 면역 반응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더 나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가 공유한 국내 후향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성인의 56.8%에서 폐렴이 발생했고 10.6%는 사망했다.
또 미국에서 진행된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6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기저질환 비율이 심부전 환자 38.6%,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35.4%, 천식 환자 28.6%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 GSK는 이번 아렉스비 공식 출시로 국내 성인 RSV 감염증 예방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아렉스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앞서 2023년 품목허가를 획득해 실사용 데이터가 구축되면서 약물의 예방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2023~2024절기 동안 진행된 미국의 실사용 데이터 연구결과, 아렉스비 접종 시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 관련 입원 환자에 대한 백신 효과가 83%, RSV 관련 응급실 방문 환자에 대한 백신 효과가 77%로 나타났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아렉스비의 효용성도 짚었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병원이나 실버 시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감염병 전파 가능성을 반영해 보면, 아렉스비가 국내에서도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RSV 백신 시장에서 '국산 RSV 백신'을 내놓기 위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월 RSV 백신 후보물질 EuRSV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EuRSV는 리포좀 형태의 면역증강제를 이용한 차세대 백신이다. 리포좀 나노 입자가 RSV 항원을 효율적으로 전달해 주고, 면역 반응을 강화해 주는 물질인 MPLA를 함유한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EuRSV 국내 임상 1상에 착수했고, 빠른 항체 반응과 무력화 반응, 우수한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임상 2상 및 3상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임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백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쏟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프리미엄 백신, 기초 백신, 코로나 및 펜데믹 대응 백신 등으로 연구개발을 세분화하고 있다. RSV 백신의 경우, 프리미엄 백신군으로 기초연구 단계에 있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감염병에 대응 가능한 블록버스터급 백신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백신 개발에 적용 가능해 신규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높인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mRNA 프로젝트 일환으로 확보한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BP560'의 경우, 임상 1/2상에 진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의 협력도 확장한 바 있다. 사노피의 영유아용 RSV 백신 '베이포투스' 국내 공급을 맡아 올해부터 개시했다.
한편, 글로벌 SRV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00억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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