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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83>이젠 나파밸리 아닌 파소로블스…'아메리칸 드림' 다우빈야드

<283>美 다우빈야드(DAOU Vineyards)

 

안상미 기자.

다들 미쳤다고 했다. 이런 산과 땅을 샀다가는 돈만 다 날릴 것이라고 했다. 다니엘 다우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파소 로블스에 와이너리를 세우겠다고 했을 때다. 그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형 조르주 다우마저 말렸다. 나파밸리도, 소노마도 아닌 파소 로블스라니. 당시만 해도 파소 로블스는 프랑스 남부 론 품종으로 와인을 생산하긴 했지만 품질은 그닥 좋지 않았고, 그나마도 다니엘이 사겠다고 점찍은 곳은 와이너리가 전무했던 지역이었다. 설립 20년도 채 되지 않아 무려 1조원에 팔린 다우빈야드(DAOU Vineyards·이하 다우)의 '아메리칸 드림'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넵 루키치 다우빈야드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한국을 방문해 다우빈야드와 와인 산지 파소 로블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넵 루키치 다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우는 파소 로블스를 프리미엄 카베르네 소비뇽의 차세대 중심지로 끌어올렸다"며 "숨겨진 보석같은 다우의 포도밭 뿐만 아니라 파소 로블스 지역에서 예외없는 품질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우는 다니엘과 조르주 다우 형제가 2007년 세운 와이너리다. 미국 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장장 8년간 전 세계 와인산지를 물색한 끝에 정착한 곳이 파소 로블스다.

 

먼저 파소 로블스가 어디인지 봐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샌프란시코와 로스앤젤레스 중간쯤이다.

 

다니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토양이다. 파소 로블스 안에서도 아델라이다 디스트릭트 AVA에 위치한 다우 마운틴은 캘리포니아 다른 지역과 달리 석회질과 점토가 주를 이뤘다. 보르도에서도 우아하고 숙성잠재력이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쌩테밀리옹과 같다. 다니엘이 당시 파소 로블스에서 모두 반대했던 카베르네 소비뇽 등 보르도 품종을 심었던 것도 그래서다.

 

넵 대표는 "나파밸리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기후가 80%, 토양을 20%로 본다면 다우는 반대로 토양이 80%로 더 중요하게 본다"며 "그래야 타닌과 산도, 당도, 미네랄 등이 양조하면서 조정한 균형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벽히 균형미를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다우 디스커버리 소비뇽블랑, 다우 디스커버리 샤도네이, 다우 디스커버리 카베르네 소비뇽, 다우 리저브 샤도네이, 다우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보디가드 샤도네이, 보디가드 레드, 소울 오브 어 라이언, 패트리모니 카베르네 소비뇽. /안상미 기자

나파밸리와 비슷한 기후 속에서 좋은 땅을 만난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야말로 잘 자랐다. 다우 디스커버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내놓자마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자리에 올랐다. 과실과 산미가 잘 균형을 이뤘고, 타닌은 벨벳같았다. 플래그십 와인인 '소울 오브 어 라이언'이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은 가운데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 고가의 '패트리모니'는 나파밸리 컬트 와인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우 이전에 60% 이상이 론 품종을 재배했던 파소 로블스는 이제 50% 이상이 카베르네 소비뇽을 키운다. 다우가 파소 로블스의 역사를 바꿔놓은 셈이다.

 

사실 진짜 아메리칸 드림은 따로 있다. 레바논 출신인 다우 형제가 내전 속에서 살아남아 프랑스와 미국에 건너간 것부터 맨 손으로 병원 시스템 IT 관련 스타트업을 만들어 미국 증시에 상장해 소위 대박을 터트린 것까지 모든 여정이 그랬다. 그래서 다우 와인에는 다우 형제는 물론 그들의 가족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소울 오브 어 라이언'은 다우 형제가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와인이다. 사자가 힘들때나 기쁠때나 용기있게 으르렁거릴 수 있는 영혼을 가져야 한다. 아버지가 직접 선택한 자서전의 제목을 그대로 와인명으로 썼다. '소울 오브 어 라이언'은 넵 대표를 다우로 합류하게 만든 와인이기도 하다. 다우 형제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마신 이 한 잔은 다우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했다.

 

'보디가드 샤도네이'의 레이블. /안상미 기자

보디가드 시리즈는 다우형제가 어머니에게 헌정하는 와인이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의 보디가드겠지만 내전을 겪은 다우형제에게는 더 각별했다. 집 앞에 떨어진 폭탄으로 혼수상태까지 빠졌던 아들들을 살려낸 어머니였다. 넵 대표는 '보디가드 샤도네이'의 레이블에 이런 스토리를 담았다.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슬픔과 우려를 담고 있는 여성이다.

 

'패트리모니 카베르네 소비뇽'은 다우의 정점을 찍은 와인이다. 다우 내에서도 "패트리모니 이상의 와인은 만들 수 없다"고 하는 와인이다. 최상급 포도만 손으로 수확하고, 줄기를 제거해 선별기를 거쳐 페놀 함량이 일정 수준 이상인 포도만 탱크에 담는다. 페놀 수치가 높으면 와인의 구조감과 복합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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