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창업주 정휘동 회장 별세…16일 발인, 가족등 엄수
93년 청호 설립…12개 계열사, 전 세계 66개국에 제품 수출
'창신(創新)' 늘 강조…세계 최초 '얼음정수기' 개발 장본인
대한민국 정수기 업계의 대부이자 큰 별이 졌다.
16일 청호그룹에 따르면 창업주인 정휘동 회장(사진)이 지난 12일 향년 67세로 별세했다. 고인의 부고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장례는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 중심으로 조용히 치렀다. 고인의 발인은 이날 엄수됐다.
고 정휘동 회장은 93년 당시 청호나이스의 전신인 청호인터내셔날을 서울 대치동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창업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청호나이스를 포함한 청호그룹은 12개 계열사에 협력사만 400여 곳에 이르는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정수기 등 관련 지적재산은 110개에 달하고 제품은 전 세계 66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력회사인 청호나이스 매출만 2024년 기준으로 4730억원까지 성장해 '매출 5000억' 진입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정수기 시장에 큰 족적을 남겼다. 고인은 30여 년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기술'과 '글로벌'을 항상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냉온정수기를 출시했다. 이후 커피머신 얼음정수기, 와인셀러 얼음정수기 등이 모두 고인이 주도, 탄탄한 기술력으로 선보인 획기적 제품들이다.
청호의 얼음정수기는 '21세기 우리 삶을 바꾼 한국의 10대 발명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인은 특히 기술과 관련해선 '혁신'보다 '창신(創新)'을 더욱 중요하게 내세웠다.
창신이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라면서 1순위에 뒀다.
정 회장은 '청호나이스 30년사'에서 "청호가 걸어온 지난 30년 역사는 '창신'을 현실화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본질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쉼 없는 도전이었다"면서 "이러한 '창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 고객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더욱 발전된 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이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이 이끈 청호는 창업 이듬해에 미국수질협회(WQA)로부터 'GOLD Seal' 마크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정 회장 역시 WQA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수질관리 자격증'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CWS-V)을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물, 공기 등 환경공학 분야를 공부하고 미국의 환경 관련 기업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이 큰 보탬이 됐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고인은 미국 미네소타주주립대를 거쳐 로욜라대에서 경영학석사(MBA)와 공학박사를 취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회사 창업 직전에는 웅진코웨이 제품개발팀에서 2년 정도 근무하기도 했다.
청호나이스 30년사에 따르면 정 회장은 웅진코웨이 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가까운 친구와 전 직장 직원들이 창업을 제안, '우리가 보유한 기술로 최고 품질의 환경 제품을 생산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신념에 회사를 차렸다.
창업 과정에서 지은 '청호'는 맑을 청(淸), 호수 호(湖)로 '맑은 호수'를 의미한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사명에 담은 것이다.
청호나이스는 창업 초기인 94년부터 일본에 500만 달러의 정수기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2006년)에선 현지 최대 가전회사 중 하나인 광동 메이디 그룹과 정수기 및 필터 생산·판매 합자회사를 설립하며 아시아권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베트남(2017년)과 말레이시아(2018년)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청호는 아시아권을 넘어 현재 미국, 호주 등 글로벌 66개국에 정수기 등 환경가전을 수출하고 있다.
고인의 유가족으로는 부인 이경은씨와 1남(상훈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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