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가 이틀째 열린 가운데, 추경안 중 취약 채무자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채무조정패키지 사업을 두고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채무조정의 대상은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5000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채권으로 정부가 4000억원을 들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에 배드뱅크를 설치해 채무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113만4000명의 장기 연체채권 16조4000억원이 소각되거나 채무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원금 90% 감면 대상을 저소득 소액 차주로 확대한다. 총 채무 1억원 이하, 중위소득 60% 이하의 저소득 연체 차주도 90% 감면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한다. 대상 기간도 2020년 4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사업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대상이었던 것을 올해 6월까지 사업을 영위한 경우에도 새출발기금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예결위 이틀차 종합정책질의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이 영세 자영업자 부채증가와 국내 가계부채 중에서 20%에 해당하는 400조원이 빠르게 부실화되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빚부담 있는 자영업자가 무더기 도산하면 금융 리스크가 생긴다. 이게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를 사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주사 차원에서도 취약계층 부채를 정리하면 한국경제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비용이 나간다고 예방주사를 맞는 것을 포기해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은 "두 가지가 중요하다. 지표상으로 보더라도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최근 5년에 비해서 2배 정도 높아졌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매출 회복과 채무 조정 두 가지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경안에서 민생회복 소비 쿠폰이 매출 회복과 관련돼 있고, 채무조정 프로그램 세 가지가 채무 부담 완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채무 조정 패키지에 대해 "돈을 안 갚고 버티는 사람의 빚을 나라가 대신 갚아줄 수 있다고 해석되지 않나"라고 임 차관에게 반문했다. 임 차관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파산 상태가 돼서 상환할 수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이번 제도와 관련해서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불만이 있다"며 "'채무 조정 패키지는 성실 채무자에 대한 역차별을 넘어 게임의 룰을 바꿨다',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생각이 일반화되고 있다' 등 국민 반응이 심각하다. 커뮤니티에서 쓰나미처럼 반응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어려운 과정에서 성실하게 빚을 상환하신 분들을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한다"며 "정부가 하고자 하는 것은 이도저도 안되게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는 극한 상황을 선별해 재산, 능력을 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년 이상 추심의 고통을 겪고 경제적으로 생활을 못하는 고통을 겪은 분들"이라고 부연했다.
임 의원은 "기준이 의심스럽다. 1인가구로 하면 중위소득 60% 이하가 대상인데, 143만원 정도다. 이는 최저임금으로 아르바이트만 해도 벌 수 있는 돈"이라며 "정책 수요 대상이 빚을 갚기 위해서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인가"라고 지적했다. 권 사무처장은 "빚을 탕감해서 경제 활동에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임 의원이 "성실하게 일해서 본업과 파트타임으로 빚 갚는 사람은 정책에서 제외되는데 그들의 불평과 상실감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고 묻자 권 사무처장은 "그런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 두고 볼 수 없어서 최소한의 기준을 갖고 도덕적 해이, 성실 상환자 형평성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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