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2구역 시공사 수주전은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커지며, 경쟁 없는 무혈입성이 유력하다.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지만, 한남3·4구역 사례 처럼 이 같은 결과가 오히려 다음 구역 수주전에서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브랜드가 인접 구역을 연속 수주할 경우 차별성 부족 등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압구정3·4구역에 대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자사 브랜드 전시관인 'S.라운지'를 통해 정비사업 대응 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S.라운지는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인근에 개관된 프라이빗 라운지로, 초고층 모형과 주거 설계 철학 등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삼성은 이 시설이 특정 구역 전용이 아닌 압구정 일대를 위한 공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압구정2구역은 신현대 9·11·12차를 포함해 2571가구(최고 65층)로 재건축되는 초대형 사업지다. 공사비만 약 2조7488억원으로, 올 초 수주전이 진행된 한남4구역(약 1조6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조합은 오는 8월 입찰을 마감하고 9월 27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압구정2구역을 현대건설이 무난히 수주하더라도 압구정3구역에선 조합 내 이견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압구정3구역은 단순 재건축을 넘어 브랜드, 사업성, 상징성이 맞물린 핵심 승부처다.
압구정3구역은 약 39만㎡ 부지에 현대1~7차, 10·13·14차와 대림빌라트 등 총 3934가구를 포함하는 대규모 재건축 구역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에 제출된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해당 구역은 최고 70층, 총 5175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7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 구도는 올 초 진행된 한남3·4구역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남3구역을 수주한 현대는 올해 초 한남4구역에서도 우세할 것으로 평가됐지만, 최종 승자는 삼성이었다.
당시 현대는 조합 책정액보다 868억원 낮은 공사비와 함께 사업비 전액 양도성예금증서(CD)+0.1% 고정금리 조달 및 지급보증, 한강 조망 인피니티풀 등 초호화 커뮤니티 시설을 제안했다.
그러나 조합 내부에서는 "현대건설이 또 수주하면 우리는 한남3구역의 2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실거주보다 투자 비중이 컸던 한남4구역 특성상 브랜드 신뢰와 자금 운용 능력에서 삼성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압구정=현대'라는 공식이 통했지만 요즘은 브랜드 다양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며 "오히려 2구역을 가져간 현대가 3구역에서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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