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發 집회에 23개 지회 동참… 매달 집단행동 예고
첫 파업 나선 카카오·네오플… 한컴도 파업 임박
정보를 둘러싼 통제가 논란이던 '인공지능(AI) 시대의 중심' 판교가 노동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주요 IT기업 노조들이 결집해 강경 노선을 택하면서, 한때 '노조 불모지'로 불리던 판교에 노사 리스크의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3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네이버 노동조합은 8월부터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정기 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메트로경제신문>
지난 2일 열린 3차 집회에서 네이버지회는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의 해임을 촉구하며, 이사회와 국민연금에 각각 공문과 공개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익 제보자 색출 중단 ▲최 대표 복귀 관련 회의록 및 해명자료 공개 ▲최 대표 해임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삼아 이사회에 주주 권한 차원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할 예정이다.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변대규 전 이사회 의장이 최 대표 복귀를 주도한 책임이 가장 크다"며, 두 인물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최 대표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COO(최고운영책임자) 직에서 물러났다가, 2024년 3월 복귀했다. 이사회는 그의 복귀 직전 비공식 설명회를 열었고, 노조는 이를 '절차적 투명성'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번 집회에는 카카오, 넥슨, 한글과컴퓨터 등 23개 지회가 연대 참여해 200여명이 집결했다. 화섬식품노조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성숙 전 대표에게도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2021년 국감에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조 갈등은 이제 네이버를 넘어 판교 IT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또 다른 간판기업인 카카오는 콘텐츠 CIC 분사 반대와 저성과 보상 문제를 두고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감행했으며, 최근 협상 재개와 함께 전면파업 계획은 유보한 상황이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은 성과급 축소에 반발해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한글과컴퓨터 노조도 사측의 일방적인 인사제도 개편과 임금협상 결렬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과시키며, 첫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속하기 시작한 노조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IT위원회에는 카카오지회를 비롯해 네이버지회, 한글과컴퓨터지회,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엔씨소프트지회, 웹젠지회, NHN지회, 야놀자인터파크지회, 넷마블지회, 알티베이스지회,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지회, 씨디네트웍스지회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쿠팡지회가 합류했다.
업계가 결속을 우려하는 이유는 단순한 연대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교섭력을 갖춘 집단 교섭 블록으로 진화할 가능성 때문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이들 지회는 비슷한 근무 환경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사안별 공동행동과 연대 집회를 반복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개별 기업이 아닌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통 요구안이나 파업 연대가 현실화될 경우, IT 업계의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운영 체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황용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IT 산업은 이제야 노사관계의 전환점에 진입했다"며 "기존 제조업처럼 협상 관행이 쌓이지 않은 만큼, 갈등이 더욱 뾰족하고 예측 불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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