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연윤열의 푸드톡톡] 인공혈액과 촉각로봇 기술

연윤열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매년 <메트로경제신문>이 개최하고 있는 “푸드이노베아션포럼”이 지난 달 25일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맛의 알고리즘, AI가 만드는 음식의 미래”였다. 필자는 “푸드에 테크를 더(+)하다”라는 타이틀로 강연을 마쳤다. 강

 

연을 준비하면서 필자가 산 업체 재직시절 개발했던 국내 유명 브랜드의 조미식품 개발과정을 인공지능과 더불어 진행하였다. 레시피 개발은 물론 한국인이 선호하는 맛의 조합과 원료의 전처리에 따른 품질특성의 차이를 계수화하여 도표까지 제시해 주었다. 프롬프팅의 적합도에 따라서 인공지능(보조연구 원)의 결과 값은 달라진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본격화된 인공지능(AI) 시대는 식품산업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식물성 재료 기반의 대체육(plant-based meat) 개발은 지속가능한 식량 확보와 동물복지 측면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체육이 소비자에게 진짜 고기처럼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맛과 질감'이라는 두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이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디지털 센서에 기반한 융합기술이 필수적이다.

 

미국의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창업자 패트릭 브라운 박사는 컴퓨터 생물화학자로서 2009년 교수직을 사퇴한 후에 '동물 농업이 지구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줄인다'는 명제 하에 2011년 임파서블푸드를 설립했다.

 

그는 IT와 BT지식을 배경으로 대체육 개발 과정에서 고기 풍미의 핵심은 혈액이라고 판단했다. 혈액의 주성분이 헤모글로빈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콩과식물의 뿌리에서 식물성 헤모글로빈 분자물질을 추출하여 효모를 유전공학적 발효과정을 거쳐 업스케일 하였다. 자연상태에서 추출하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었기 때문이다.

 

브라운 교수는 "육류가 이토록 고기처럼 느껴지는 이유중 약 95%는 헴(Heme)분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기 맛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로 헴을 지목했는데, 헴은 혈액안에 철분분자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고기의 붉은색과 특유의 풍미를 나타낸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정부는 'K-블러드 파밍 프로젝트'를 통해 세포기반의 인공혈액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적혈구에서 유래한 헴 단백질의 생산을 위한 줄기세포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이러한 인공혈액 기술은 의료용을 넘어 식품용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알파폴드와 로제타폴드 같은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기술과 결합하면, 대체육에 적용할 수 있는 헴이나 이와 유사한 풍미의 분자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AI는 식물성 단백질의 입체구조를 재구성하여 고기의 풍미를 지배하는 입자수준의 반응을 예측하고 인공혈액의 헴 성분을 최적농도로 배합하여 실제 고기와 유사한 풍미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식품업계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품질을 개선하는 경우 식품의 식감, 조직감, 씹힘 정도 등은 대부분 관능평가(Sensory evaluation)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객관성과 재현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나노코리아 2025'에서 촉각센서를 탑재한 로봇핸드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인간의 손가락처럼 촉감, 온도, 압력 등을 감지할 수 있어서 식품의 조직감, 점성, 탄력성 등을 수치화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 로봇핸드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하면 축적된 수많은 관능데이터와 비교하여 식품품질을 자동으로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고기의 씹힘정도나 조직의 결을 사람의 손처럼 감지하고, 그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이 제품은 실제 고기와 92% 유사"라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인공치아, 전자코, 전자혀가 개발되어 관능평가를 대체하듯이 촉감까지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할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는 대체육 개발 과정에서 AI가 레시피를 설계하고, 로봇이 시제품을 평가하며, 인공혈액에서 유래한 헴 성분이 풍미를 완성하는 전 주기적 디지털 푸드개발 시스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융합을 넘어 사람의 미각과 감각을 데이터화하여 공정을 표준화하고, 향후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다. AI 시대에 푸드테크는 더 이상 '첨단'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인공혈액 기술로 풍미를 보완하고, 촉각로봇으로 식감을 판별하며, AI로 전체과정을 설계한다면 식품개발은 더 안전하고, 더 지속가능하며, 더 과학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식탁을 바꿔놓을 것이다.

 

AI기술의 진보는 곧 인류의 식문화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이 맛을 알고, 로봇이 고기를 느끼는 시대", 지금 우리는 그 문턱에 서 있다. /연윤열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