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과 나누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외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관계와 경험, 그리고 상생의 공간입니다."
외식 플랫폼 '식신'을 창업한 안병익 대표는 인터뷰 내내 외식의 본질에 대해 강조했다. 식신은 외식 정보 앱을 넘어 모바일 식권, 기업용 AI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자적 AI 데이터 솔루션인 '메타덱스(MetaDex)'를 기반으로 기업 맞춤형 컨설팅 수요까지 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안 대표는 "외식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면서도 인간적 온기를 놓치지 않는 게 식신의 철학"이라며 "AI 기술이 외식업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AI로 외식의 '맛과 트렌드'를 읽다
식신은 현재 약 75만 개의 식당 정보와 1500만 건 이상의 메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리뷰, 결제 정보, 소비자 행동 데이터까지 결합한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콜키지 프리, 분위기, 방문 목적 등 수만 가지 속성 정보를 분류하고 정제해 개인화된 맛집 추천이 가능하다. 안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식당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식신의 메타덱스는 단순 추천을 넘어 트렌드 분석에도 활용된다. 예컨대 특정 시기 선호도가 급증한 메뉴, 지역별 인기 음식 변화 등을 파악해 식자재 유통사와 외식 브랜드에 제공한다. 실제로 지난 3개월간 100건 이상의 기업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GIS 기업, 카드사, 프랜차이즈, 로컬 앱 등 다양한 고객사가 식신의 AI 데이터를 마케팅, 상권 분석, 제품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배달앱과 다른 길…식권 플랫폼으로 승부
식신은 배달앱 중심으로 재편된 외식 플랫폼 시장에서 '모바일 식권'이라는 차별화된 모델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식대를 식신 앱으로 지급하면 제휴 식당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안 대표는 "배달앱은 식당 입장에서 매출은 오르지만, 수수료와 포장 비용 등으로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하지만, 식신의 모바일 식권은 오프라인 방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식당에도 이익이 돌아가고 (식신이) 카드사를 대신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떼지 않아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식신은 B2B 고객사 대상으로도 데이터 기반 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덕분에 식신 모바일 식권은 대기업과 관공서 등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외식의 디지털화, 아직 갈 길 멀다
외식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여전히 과제가 많다. 안 대표는 "기계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외식업 디지털화의 허들"이라고 지적했다.
"키오스크, 무인화가 보편화됐지만 외식은 서비스 산업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큰 업종에서 대면 소통 없이 기계만 있는 환경은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죠."
튀김·볶음 등 반복 조리공정은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손맛'이 중요한 분야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조리로봇 도입은 아직 고가라 급식이나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도입이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비스'가 주문 받고, 셰프는 창의성 발휘
안 대표는 미래 외식산업이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종업원이 아니라 AI 비서가 소비자 성향에 맞게 응대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소비자가 자주 먹는 메뉴, 알레르기 정보까지 파악한 '자비스(마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비서)'가 주문을 받고, 조리는 자동화되고, 사람은 창의적인 요리에 집중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외식의 본질은 사람과의 교감이라는 철학은 여전하다. 그는 "외식은 상생"이라며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복한 경험을 기술로 더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로벌 도전 '아시아의 이든레드' 꿈꾼다
식신은 현재 동남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 중이다. 한국 대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한 만큼 모바일 식권과 AI 데이터 솔루션을 패키지로 수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에는 '이든레드'처럼 식권 중심 기업이 있지만 아시아에는 아직 없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준비해 내년 상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식신을 만든 이유'에 대해 "인간의 삶에서 진짜 행복은 좋은 음식을 좋은 사람과 먹을 때라고 믿는다"며 "외식이 바로 그런 행복을 만드는 산업이라면, 식신은 그 연결고리가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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