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기초과학연구원(IBS) 공동 연구팀이 기존보다 훨씬 적은 수의 유전자 가위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혁신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DNA 이중 나선 구조 가운데 한 가닥만 절단해도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기존 기술에서는 암세포에 치명적 손상을 가하기 위해 20개 이상의 CRISPR 가위가 필요했지만, 새 기술은 단 4개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핵심은 PARP 단백질 억제제와의 병용 전략이다. PARP는 DNA 단일 가닥 절단 부위를 복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면 단일 가닥 절단이 자연스럽게 이중 가닥 절단으로 발전해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는 원리다.
특히 이 방법은 PARP 억제제의 적용 범위를 크게 넓혔다. 기존 PARP 억제제는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난소암과 유방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었지만, 유전자 가위 기술과 결합하면 해당 변이가 없는 다양한 암종에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이 대장암 환자의 암세포로 제작한 오가노이드 조직 실험에서 이 기술은 암세포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도 6주간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방사선 치료와의 병용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었으나, 이 기술과 함께 사용하면 저용량 방사선으로도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조승우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유전자 가위 전달 과정의 복잡성과 세포 독성을 대폭 감소시켜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인 성과"라며 "표적 항암제인 PARP 억제제의 치료 범위도 확장한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른 표적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의 병행 시 시너지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단독 치료뿐 아니라 복합 치료 전략으로도 발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 공식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8월 1일 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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