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ch→파일럿→확산…현장에서 작동하는 디지털·보안
비은행 27.1%·런던 인가, 포트폴리오·글로벌 확장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스마트폰을 앞세운 모바일혁명의 '대전환'이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6년에는 인공지능(AI) 회사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9단의 바둑대결을 계기로 AI의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이후 전 세계는 AI의 발달에 힘입어 디지털전환(DX)의 바람이 기업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기 시작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바이오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사회 전반에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됐습니다. '대전환시대'의 도래입니다. <메트로경제>는 이 같은 대전환기를 맞아 '생존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한민국 전환기의 핵심동력인 우리 기업들의 노력을 집중 조명합니다. <편집자주>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이 내세운 화두는 '신뢰 금융, 혁신의 새로운 기준'이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정체성을 다지고 변화와 혁신으로 경쟁력과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끌어 올리겠다는 포석이다.
NH농협금융의 뿌리는 실물경제, 특히 농업·농촌과 지역에 있다. 이 회장은 "모든 관점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못박고 '미래 경쟁력 제고', '리스크 관리 강화'를 농협금융 경영의 두 축으로 제시했다.
선언뿐 아니라 회장 메시지를 주간 단위 교육과 자가 점검, 현장 피드백 루프로 연결해 조직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동시에 바꾸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단기 성과보다 신뢰의 축적, 개별 사업보다 그룹 차원의 일관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인재 전략도 여기에 맞춘다. 부서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형 인재를 키우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말이 아닌 숫자'로 책임을 묻는 운영을 강화한다.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농협금융'이란 표어는 슬로건이 아니라 실행의 기준선으로 자리잡고 있다.
◆ 디지털·보안·소통 생활화
디지털 전환은 거창한 전략보다 생활화된 학습에서 출발한다. NH농협금융은 점심시간을 활용한 '디지털 런치 타임(Digital Learnch Time)'을 열어 최신 AX·DX 트렌드와 현업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 다음 주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업무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현장 파일럿→성과 검증→전사 확산의 수순을 탄다.
사이버 탄력성도 끌어 올렸다. '2025 농협금융 정보보호·보안 포럼'을 통해 글로벌 화이트해커의 공격 트렌드와 방어 시나리오를 내재화하고 시스템 취약점과 대응 프로세스를 재정비했다.
경영진 타운홀, 고객경험 혁신 콘테스트, 현장 코칭을 묶어 학습·보안·실행의 선순환을 만들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테마로 직원들과 만나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소통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NH농협금융의 디지털은 '거대한 발표'보다 '작동하는 습관'으로 형성됐다는 평가다.
이찬우 회장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와 유연한 사고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농협금융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함께 소통하고 도전해 실력 있는 새로운 농협금융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비은행수익 27.1%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숫자로 확인된다. 올 상반기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27.1%로 2022년 23% 대비 4.1%포인트(p) 높아졌다. 같은 기간 비은행 순이익은 4408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안정적 이익에 더해 증권의 시장 회복 효과, 보험의 질적 성과 관리가 조합을 이뤘다. 자산운용전략회의에선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운용 고도화와 리스크·성과 관리 체계를 점검해 변동성 국면의 대응력을 키웠다.
또한 '은행 중심'에서 '그룹 포트폴리오'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익 구조의 균형과 자본 효율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글로벌은 런던 거점을 중심으로 IB·운용 연계를 넓히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최근 NH농협은행 런던지점 최종 인가 획득에 발맞춰 글로벌사업의 취약 요소로 거론됐던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권역의 투자금융 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NH투자증권 런던법인과의 시너지를 제고 중이다.
아시아 핵심 허브와의 접점을 확장해 범농협 시너지 지도를 촘촘히 그리고 있다. NH농협은행 노이다지점에 이어 인도 내 영업망 확장과 현지 최대 비료협동조합인 IFFCO와 조인트벤처(JV)방식의 여신전문회사에 경영 참여 중인 NH농협캐피탈에 더해 새롭게 NH투자증권이 인도시장에 진출한다면 NH농협금융만의 포괄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상생·녹색·소비자보호
NH농협금융의 상생은 슬로건이 아니라 설계 방식에 있다. 데이터 기반의 소상공인 대안평가, 모험자본 공급, 지역 상권과의 동행 모델을 통해 실물경제의 숨통을 트는 구조를 만든다. 동시에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를 정례화해 민원 패턴을 사전 분석하고 적합한 상품 안내와 해피콜 개선 같은 우수 사례를 그룹 차원에서 확산한다.
올 9월에는 여신을 취급하는 전 계열사에 '녹색여신 적합성판단 시스템'을 일괄 구축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기반해 심사·사후관리·모니터링·내부통제를 하나로 묶은 그룹 표준이다.
현장에선 자동 추천과 그룹 대시보드(그린보드)로 정책 정합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한다. 상생·소비자보호·녹색금융을 표준화된 시스템으로 엮어 신뢰의 총합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변수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금리 둔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압력, 연체·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경기의 파고가 교차한다. 농협금융은 소비자보호와 ESG 표준화, 디지털 학습·보안 내재화로 균형을 잡고, 비은행 다각화와 글로벌·운용의 입체 확장으로 체질을 더 단단히 하겠다는 목표다.
이찬우 회장은 올해 초 경영전략회의에서 "지속적인 혁신과 회사별 핵심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기존의 방식을 초기화 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과 도전정신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신뢰 금융, 혁신의 새로운 기준이란 다짐이 말로 그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작동하는 작은 개선이 매일 쌓이고, 그 축적이 곧 다음 10년을 여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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