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4000 꿈 아냐”…커뮤니티엔 기대감과 긴장 교차
트럼프 관세 완화 시사·한미 협상 진전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 유입
변동성 지표 4년8개월 만에 최고…“단기 조정 불가피하지만 상승세 유효”
"와우~사천피(코스피 4000포인트)는 가뿐할 듯요", "추매(추가매수)하고 싶은데 조정 오는 것도 아쉽고 안 오는 것도 아쉽다", "코스피200 ETF 지금 들어가도 될까."
코스피가 20일 38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자 국내 주식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들이 잇따랐다. 연일 이어지는 코스피 상승세에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기대감과 흥분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코스피에 불이 붙었다. 인공지능(AI) 수요로 촉발된 반도체 경기 회복과 이달 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무역 긴장이 완화(미·중 무역 갈등, 한·미 관세 협상) 조짐을 보이면서다. 이젠 '최고치'라는 수식어가 식상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4000이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3775.40에서 출발해 한때 3728.38까지 밀렸지만, 오후 1시6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1.91포인트(1.36%) 오른 3800.80을 기록했다. 장 초반 흔들리던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빠르게 반등했고, 3800선을 다시 넘어섰다.
다만 상승세의 이면에는 불안감도 짙다. 이달(10월 1일∼20일) 들어 코스피의 일평균 일중 변동률은 1.86%로 2021년 2월(2.03%)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자금은 반도체와 AI, 지주, 증권 등 일부 성장 업종에 집중됐다. 단기 수급이 쏠리며 낙폭이 컸던 2차전지주가 급반등하는 등, 불안정한 장세 속에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의 분위기를 되살린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는 전날(현지시간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밝히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초 예고했던 '대중 100% 추가 관세'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일정을 재확인한 것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갈등 완화 기대를 자극하며 국내 증시에 심리적 호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류 변화에 더해 한미 간 무역협상도 돌파구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지탱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1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한미 무역협상이 2주 내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은 자동차 부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출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3500억달러는 한국 외환보유액의 83%에 달해 부담이 크다"며 "한국은 현금 비중을 5% 이내로 줄이고,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의 보증과 대출로 나머지를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간스탠리는 또 외환안정기금(ESF)보다 연준의 한시적 통화스와프 라인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100% 현금 선투자가 요구되면 단기 외환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산재해 있다. 이번 주에는 한미 협상 결과뿐 아니라 미국 빅테크 기업의 3분기 실적, 그리고 2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증시 향방을 가를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여기에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도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다.
이번 행사는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AWS,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기업 CEO와 씨티그룹, JP모건, IMF·OECD·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인사 1700여명이 참석한다. AI, 반도체, 조선, 에너지 등 국내 관련 업종의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발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완화적 발언으로 일시 진정됐지만, 양국 간 긴장은 여전하다"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나 구조적 강세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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