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합병 본계약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CJ ENM이 콘텐츠웨이브를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며 사실상의 통합 경영 체제 구축에 나섰다. 법적 합병 절차는 주주 간 이해관계 조율로 지연되고 있지만, 회계 및 운영단에서는 이미 '한 몸' 만들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18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 결과 CJ ENM은 3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지난 분기부터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를 연결 종속회사 목록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웨이브 이사회 구성원 과반을 임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메트로경제>
반면 기존 웨이브의 최대주주였던 SK스퀘어는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콘텐츠웨이브를 자회사에서 제외했다. SK스퀘어는 3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대 주주와의 약정으로 이사회 통제력이 제한됨에 따라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양사의 통합 작업은 '선(先) 실질 통합, 후(後) 법적 합병'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8월 CJ ENM 출신인 서장호 전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인적 융합을 시작했다. 서비스 차원에서도 6월 티빙·웨이브 결합 요금제 도입에 이어 9월에는 통합 광고 플랫폼을 공동 출시하는 등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력 편입은 향후 통합 OTT의 회계, 투자, 콘텐츠 전략을 단일 체계 하에서 판단하겠다는 신호"라며 "공식 합병 전이라도 비용 효율화 등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합병 법인 출범을 위한 '마지막 도장'은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 지난해 12월 MOU 체결과 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까지 받아냈음에도, 합병 비율과 주주 권한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분율 13.54%를 가진 티빙의 2대 주주 KT(kt스튜디오지니)의 미온적인 태도가 막판 변수로 꼽힌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KT는 CJ ENM과 SK스퀘어에 밀려 3대 주주로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내 1위 IPTV 사업자인 KT 입장에서 거대 OTT의 탄생은 자사 IPTV 가입자 이탈(코드커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CJ ENM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이어진다. 이종화 CJ ENM 경영지원실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에 준하는 운영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합병 시기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초 양사는 넷플릭스 독주 체제를 견제할 '토종 메가 OTT' 출범을 목표로 연내 합병을 추진해왔으나, 합병 지연이 길어지며 티빙의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CJ ENM에 따르면 티빙은 올해 3분기 매출 988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62억 원으로 전년 동기(71억 원) 대비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가입자 성장 정체와 콘텐츠 투자 비용 부담 속에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회계상 편입을 넘어 물리적 결합이 이뤄져야 중복 비용 절감 등 확실한 합병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주주 간 셈법이 복잡하더라도,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조속한 합병 마무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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