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에 매운 맛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이 또 한 번 도약에 나선다. 해외에서는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국물라면 '삼양1963'이 예상 밖 흥행을 이어가며 매출 구조 다변화의 실마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식품업계 최초로 '9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K라면 대표 주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양식품은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전년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9억7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해 9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지난해 7억불 수출탑 수상 이후 불과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주력은 단연 불닭볶음면이다. SNS를 통해 확산된 '매운맛 챌린지'를 기점으로 불닭 브랜드는 미국·유럽·아시아 전반에서 메가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현재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를 웃돈다. 진출 국가는 100여 개국에 달한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3분기 기준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약 1억1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마트·코스트코 등 주류 유통 채널에 이어 HEB, 샘스클럽까지 입점이 확대되며 판매 저변이 넓어졌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고환율 부담에도 삼양식품의 실적은 견고하다. 현지 판매 가격 인상과 생산 효율화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한 것.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650억원, 영업이익 1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71% 증가할 전망이다. 밀양2공장 증설 효과가 본격화되며 글로벌 수요 증가를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고정비 부담도 낮아지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닭 브랜드에 지나치게 쏠린 매출 구조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제2의 불닭 개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카드가 프리미엄 국물라면 '삼양1963'이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삼양1963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삼양라면 월평균 판매량의 80% 수준으로 기존 제품 대비 약 1.5배 높은 가격에도 이례적인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를 축으로 글로벌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와 함께 프리미엄 국물라면 '삼양1963'이 내수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그간 지적돼 온 불닭 중심의 매출 구조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이익 안정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과 분석했다. 특히 신제품 흥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양1963은 과거 삼양라면의 핵심이었던 우지 유탕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동물성 우지와 식물성 팜유를 배합한 '골든블렌드 오일'을 적용했다. 단순 복고 제품이 아니라 창업 정신의 복원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점도 소비자 반응을 자극했다.
출시 전부터 온라인에서는 '우지라면 부활' 요구가 이어졌고, 출시 이후 관련 영상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약 8000만 회에 달한다. 이 가운데 70% 이상이 크리에이터 자발 콘텐츠로,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도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오너 3세 전병우 전무가 있다. 전 전무는 불닭 글로벌 프로젝트와 해외 사업 확장, 중국 자싱공장 설립 등에서 성과를 냈다.
삼양식품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입사 6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앞서 선보인 '맵탱'과 '펄스랩' 등 신규 브랜드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삼양1963'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낸 셈이다. 이번 신제품이 반짝 흥행을 넘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1963'이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판매 상승세를 보이며 단기간에 주요 유통채널 판매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고, 프리미엄 라면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 만에 700만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제품력과 소비자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 '삼양1963'의 브랜드 영향력과 마켓쉐어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