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비유하면 경제의 혈액과 같은 돈은 실물경제 흐름과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적정량이 적정한 속도로 돌아야 한다. 돈은 위험이 큰 곳에서 낮은 곳으로,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그리고 미래가치가 높아질 곳으로 흘러야 한다. 유동성이 지나치게 넘치거나 너무 빠르게 돌아도 위험하고, 너무 빠듯하거나 너무 느리게 돌아도 경기순환에 장애가 온다.
경제의 혈압과 같은 금리의 높낮이는 통화량과 그 유통속도에 불가분의 영향을 미친다. 화폐가치가 흔들리면 실물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올려도 가계와 기업은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해 나라 경제는 삐걱거린다.
세계적 빈부격차 확대로 한편에서는 대기성 자금이 홍수처럼 넘쳐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동시에 확대되는 금융불균형 현상이 심해지는 환경에서 화폐가치 안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실물경제와 엇갈리는 통화정책, ??금리정책은 집단 또는 계층 간에 빛과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돈의 대외가치인 환율이 설혹 정책 방향과 어긋날지라도 억누르기만 하다가 외환보유고만 축내고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시장을 무시하지 말고 돈의 흐름을 냉정하게 살펴 시장을 존중하여야 외환보유고도 건전하게 유지하며 환율 안정도 도모할 수 있다.
금융 불균형의 간단한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금리가 오르면 이래저래 커다란 부채를 짊어진 가계와 중소기업은 높은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 헤맨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을 많이 쌓아둔 부자와 대기업은 금리가 낮아 화폐의 시간가치를 보전하기 어렵다며 아쉬어 한다. 2018년인가 금통위 최고위 인사가 "물가가 오르지 않아 금리를 못 올린다고 푸념했다"는 보도는 많이 생각하게 하였다.
하여간 중앙은행이 시장과 충분히 대화했는지 의문을 가지게 하는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돈을 정상적으로 돌게 하는 방안은 억지로 물줄기를 트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가격지표가 실물경제와 괴리되지 않고 성장률 물가상승률 같은 거시경제 여건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하는 데 있다.
경제순환 과정 전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돈을 관리하기 위해 통화량 또는 금리를 조정하여 순조로운 경제순환을 유도하는 노력은 무척 어렵고 어렵다.
거시경제 여건을 무시하고 특정 정책목표 달성을 위하여 임의로 금리와 유동성을 조율하여 금융을 남용한다면 결국에는 경제순환을 왜곡시켜 위험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게 된다.
만약 경기 상황과 엇갈리게 금리를 정한다면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이 조화와 균형을 상실하여 경기는 더욱 침체하거나 한층 과열된 상태를 이어간다.
오늘날처럼 복잡하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서 대내외 화폐가치 안정을 통하여 나라 경제를 원활하게 순환시키려면,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중앙은행 책임자는 지옥문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처럼 더 깊이, 더 멀리 고뇌하고 과단성이 있어야 한다.
시장을 위하여! 비경제적 동기로 금리를 조정하고 유동성을 조절하면 거시경제 활동과 관계없이 돈의 가치가 흔들려 경제를 왜곡시키기 마련이다.
무엇인가 인간에게 필요한 부가가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돈이 흘러야 실물경제 순환이 순조로워 금융부문도 원활하게 작동하고 국민경제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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