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시너지·리브랜딩...ETF 점유율 2.7%로 올라서
미주법인·한화그룹 AI센터 앞세운 글로벌 운용 전략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대체투자와 전략 사업을 오가며 커리어를 쌓아온 투자 전문가다. 한화생명과 한국투자공사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그는 2024년 8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12년 만에 한화그룹으로 복귀했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ETF 점유율 6위 탈환...리브랜딩으로 운용자산 'PLUS'
김 대표 체제의 성과는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방산·조선 등 그룹 핵심 산업과 연계한 전략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ETF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웠다.
특히 큰 성장을 보인 상품은 2024년 12월 23일 상장한 'PLUS 한화그룹주 ETF'로 2025년 8월 기준 순자산총액이 1800억원을 넘어섰다. 상장 이후 7개월 만의 성과다.
대표 상품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한화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국내 ETF 시장 점유율은 2.66%로 집계됐다. 2024년 말 1.93%에서 1년 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 내 위상 변화는 순위에서도 확인된다. 김 대표가 경영총괄로 한화자산운용에 복귀한 2024년 8월 당시 한화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키움자산운용에게 6위를 내주고 7위로 한 계단 뒤처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2025년 4월부터는 6위를 탈환했다. 같은 기간 키움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1.79%로 7위에 머물러 있다.
ETF 경쟁력 강화의 중심에는 브랜드 전략이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4년 7월 23일 기존 'ARIRANG(아리랑)' 브랜드를 'PLUS(플러스)'로 전면 교체했다. 브랜드 리뉴얼 이후 ETF 운용자산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4년 7월 PLUS ETF 론칭 당시 3조6000억원이었던 ETF 운용자산(AUM)은 2025년 7월 기준 6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1년 만에 약 3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23일 ETF 리브랜딩 1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성과와 향후 사업 계획을 공식화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글로벌 자산운용 강화
김 대표는 ETF 사업의 무대를 해외로도 확장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5년 2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르카거래소(NYSE Arca)에 'PLUS K방산' 지수를 기반으로 한 'PLUS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인덱스(KDEF) ETF'를 상장했다. 이달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 ETF의 순자산은 상장 11개월 만에 7468만달러(약 1075억원)로 불어났다. 한국 ETF 브랜드를 달고 해외 증시에서 순자산 1000억원을 돌파한 건 KDEF ETF가 최초로 알려졌다.
수익률도 우수한 편이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3.99%, 지난해 2월 상장 이후 수익률은 121.97%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4300여개 ETF 가운데 수익률(인버스·레버리지 제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상장 당시 김 대표는 "한국에 상장된 PLUS K방산 ETF를 바탕으로 확장한 이번 상품 출시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방위산업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자산운용은 KDEF ETF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ETF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금융 수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전략은 ETF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화자산운용은 미주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운용 역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본사와 뉴욕 사무소를 운영 중인 미주법인을 기반으로 선진 금융시장과의 접근성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유럽·아시아 지역의 골드만삭스, KKR, 테마섹 등 약 50개 이상의 글로벌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주재원 파견과 함께 현지 금융투자 전문가 채용에도 적극 나서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간 협업도 전략의 한 축이다. 2024년 12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이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개소한 한화인공지능센터(HAC)는 세계적 석학·대학·스타트업과 협력해 금융 혁신과 신사업을 이끄는 한화금융의 글로벌 AI 허브로 볼 수 있다.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김종호 체제의 색깔이 뚜렷하다. 한화자산운용은 사모펀드(PE), 벤처캐피탈(VC), 인프라, 부동산 등 대체투자 전반에서 운용 규모를 빠르게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체투자 분야 운용 규모는 2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크레딧투자그룹, PE투자그룹, 인프라플랫폼투자그룹, 부동산플랫폼투자그룹, VC투자그룹 등을 신설하고 김 대표 직속 체제로 재편한 것도 대체투자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사업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위탁운용 사모펀드 총 순자산은 1조224억원이다. 2023년 말 DB 퇴직연금 사업에 본격 진출한 지 1년 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사업 본격화 이후 퇴직연금 위탁운용 사모펀드 순자산은 약 9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관련 시장이 약 60%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13배에 달한다.
가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무래도 '숫자'다. 실적 성장이 가파르다는 점에서 김종호 체제의 전략이 돋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은 김 대표 취임 첫해인 2024년 연간 순이익 6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97억원 대비 127.6% 급증한 수치다. 2025년에도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46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한화그룹의 세대교체와 글로벌 역량 강화를 기조로 한 2024년 8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한화그룹은 김 대표가 한국투자공사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대체투자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전략 수립 능력·경험, 글로벌 투자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ETF 재정비와 글로벌 확장, 대체투자 강화 등 단기간의 성과를 이미 증명한 가운데, 김종호 체제는 이제 성장의 속도보다 지속성을 시험받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빠르게 넓힌 외연을 얼마나 단단한 체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약력
△출생
1970년 10월 24일 서울
△학력
서울 면목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미국 미시간대학교 건축학·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 석사학위 수료
△경력
2006년 한화생명 입사, 전략투자사업부
2012년 한국투자공사(KIC) 이동
2014년 한국투자공사 부동산인프라 팀장
2020년 한국투자공사 사모주식실장 겸 대체투자본부장
2021년 한국투자공사 미래전략본부장
2024년 8월 한화자산운용 경영총괄 사장
2024년 9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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