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된 시장, 엇갈린 속도...비교적 낮은 한화운용의 온도
6위 복귀했지만 간극은 여전...5위 경쟁에서는 멀어졌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300조원 규모로 팽창하는 동안, 중위권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 중심에 한화자산운용이 있다. 2023년까지만 해도 업계 5위를 놓고 다툼을 벌이던 한화자산운용은 2024년 한때 7위까지 밀렸다가 6위로 한 단계 반등했다. 숫자는 회복됐지만, 순위표 너머의 격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310조844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한 해 동안 ETF 시장 순자산은 52조4967억원 증가하며 43.3% 성장했고, 지난해에도 연말 기준 전년 대비 71.2% 늘어난 297조140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6월 최초로 100조원을 넘긴 뒤 단숨에 200조원, 3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순자산총액이 200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 6월이고, 300조원에 도달한 건 올해 1월이다. ETF 시장 탄생 이후 21년 만에 100조원이 됐는데, 200조원까지는 약 2년, 300조원까지는 약 6개월이 걸린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성장 국면 속에서 한화자산운용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ETF 시장이 '모두에게 열린 성장판'이 된 만큼, 증시 전반의 상승 효과를 고려하면 차별화된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2023년까지만 해도 한화자산운용과 경쟁 구도를 보였던 곳은 키움자산운용이 아니었다. 당시 한화자산운용은 신한자산운용과 함께 업계 5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던 중위권 강자였다. 그러나 2024년을 기점으로 판도는 크게 흔들렸다. 신한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에 차례로 5위와 6위를 내주며 순위는 7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지난해 방산·고배당 등 전략 상품을 앞세워 6위 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경쟁의 본질은 순위보다 '진짜 성장'에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두 계단 밑에 있던 키움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벌이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신한자산운용과의 간극도 벌어졌다.
한화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2024년 말 1.93%에서 지난해 말 2.66%로 상승했다. 분명 성장세이지만, 순위는 6위에 머물렀고 기존 5위권과의 거리는 오히려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경쟁사의 행보는 대비된다.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 말 기준 ETF 순자산 2조6500억원, 시장 점유율 2.2%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4년 1분기 순자산을 3조4700억원으로 늘리며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렸고, 단숨에 7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이후 2025년 말에는 시장 점유율을 4.06%까지 확대하며 격차를 크게 벌렸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ETF' 리브랜딩과 전략 상품 확대, 글로벌 상장 등의 변화는 분명하다. 다만 빠르게 커지는 시장 속도에 비해 순위 상승과 점유율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ETF 경쟁에서의 정체는 경영 평가와도 직결된다. 순위를 내주는 순간 'ETF 경쟁력 부진'이라는 인식이 번지고, 이는 대표이사 연임과 경영 성과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자산운용업계에서 ETF는 사실상 마지막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대체투자와 전통 자산운용만으로는 외형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ETF 경쟁에서 밀려난 운용사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많지 않다. 'ETF 무한경쟁'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는 이유다.
수익성 지표도 다소 아쉽다. 한화자산운용은 김종호 대표이사 사장 취임 첫해인 2024년 연간 순이익 6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97억원 대비 127.6%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468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3분기 442억원 대비 약 5.6% 증가했다. 다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505개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9447억원으로, 2024년 3분기(4134억원) 대비 128.5% 급증했다. 이를 감안하면 시장과는 온도 차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5위 경쟁에서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가 다시 6위로 올라선 한화자산운용. 숫자만 보면 회복이지만, 시장이 묻는 질문은 더 복합적이다. 빠르게 팽창한 시장에서 성장은 기본값이 됐고, 차별화만이 순위를 바꾼다. 중위권 경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든 지금, 성과의 무게는 상품 전략과 수익 구조, 그리고 경영 판단의 누적 결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