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지자 더 샀다...서학개미 美 주식 투자 최고치
대형 기술주에 몰려...테슬라 관련株 7.5억만달러 투자
정부가 환율 진정을 위해 벌인 총력전이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환율 할인' 기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주춤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다시 테슬라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주식 쇼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달러 진정을 '환율 할인' 기회로?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일까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23억6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동일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액 중 최고치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25일, 30일, 31일 각각 8456만달러, 9165만달러, 1억4543만달러를 순매도했지만 새해에 들어서자 다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서학개미 투자 열풍은 정부의 노력과는 반대로 흐르고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에 바짝 다가서자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끌어내리기를 시도했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환율 조정을 '미국 주식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환율은 다시 오르고 있다. 연초 1420원대까지 안정됐던 환율은 전날 12일 장중 1470원을 넘어섰다. 외환당국의 개입 이전으로 원상복귀되고 있는 셈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달러 수급도 원화 약세 심리를 또 다시 강화시키고 있다"며 "올해 들어 1~9일 개인투자자의 미국 투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연말 원·달러 환율 급락이 서학개미로 대변되는 개인 투자자의 환전 수요를 증가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학개미들의 'M7' 지지...시장 존재감 낮아져
서학개미들의 투심을 가장 자극시킨 종목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2024년 서학개미들의 굳건한 지지를 받았던 순매수 1위 종목으로 '테슬라 사랑'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올해도 12일 기준 4억2978만달러를 사들였으며,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셰어즈' ETF도 3억4149만달러 담았다. 테슬라 관련 종목에만 7억5000만달러를 넘게 투자한 것이다.
이외에도 서학개미들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애플·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메타·테슬라 등)로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순매수 상위 종목에 알파벳(1억7490만달러), 엔비디아(1억87만달러) 등을 함께 담았다.
더불어 인공지능(AI) 대표주로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를 1억2307만달러,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1억7490만달러씩 각각 담았다. 전반적으로 대형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M7의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증시에서 M7이 갖는 시장 지배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블룸버그 M7지수가 25% 상승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6% 상승률을 웃돌기는 했지만 알파벳과 엔비디아의 착시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첫 거래일 당시에도 S&P500이 1.8% 올랐지만, M7지수는 0.5% 상승에 그쳤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주식시장에서 모멘텀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며 "역사적 고점에 머물러 있는 대형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모멘텀 효과란 과거에 올랐던 주식이 계속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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