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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기각된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회생 절차 탄력받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14일 진행된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손진영 기자

법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채권 사기 혐의를 받는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4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해 12월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상황에서 법조계는 구속영장 기각이 향후 홈플러스 회생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판단하고 있다.

 

이달 14일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고, 피의자의 방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김 회장을 비롯해 김광일 부회장,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게 내려진 구속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이 기업회생 신청을 숨긴 채 1164억 원 규모의 단기채권(ABSTB)을 발행하고 1조 원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보고 신병 확보에 나섰으나, 재판부는 범죄의 고의성 입증 등 치열한 법리 다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 등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영장이 기각되자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그동안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의 노력을 오해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법적 절차에서도 사실관계와 법리에 기초해 성실히 입장을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 영장 기각 이후 성명을 내고 "김병주 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책임은 기각되지 않았다"며 검찰의 즉각적인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영장 기각이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경제 범죄 특성상 도주 우려가 낮고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중요하다는 법원의 기조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김수희 법무법인 안심 변호사는 "구속의 핵심 요건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인데, CEO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경제범죄의 경우 신변 확보가 어렵지 않고 압수수색 등으로 증거가 이미 확보된 경우가 많아 구속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액 1조원이 넘는 '티몬·위메프 사태'의 경우에도 구영배 전 큐텐 대표가 구속되지 않고 불구속 상태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사법 리스크의 정점이었던 오너 구속을 피하게 되면서, 홈플러스가 추진 중인 구조혁신형 회생 절차는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최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인가 전 M&A(인수합병)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회장의 불구속 상태가 회생 절차의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변호사는 "주요 경영진이 구속되고 그 사유가 회계 장부 조작으로 인정됐다면 회생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며 "이 경우 본 건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줄어들 우려가 있었기에, 회생 절차의 성공을 위해서는 영장 기각이 오히려 다행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수희 변호사 역시 "회생 절차는 법원의 주도로 진행되기에 구속 여부와 별개로 볼 수도 있지만, 최고 결정권자의 신변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회생 계획안이 실행되어야 향후 M&A 등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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