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 63.5% 취득건 심사 결과
"국내 렌터카 시장 가격 인상 등 경쟁 실질 제한 우려 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리미티드(이하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지분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전면 불허했다. 어피니티는 이미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 1·2위 사업자가 동일한 지배 하에 놓이게 되는 구조였다.
공정위는 25일 "본 건 결합은 단기·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렌터카 요금 인상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상당히 크다"며 "행태적 조치로는 경쟁제한 폐해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업결합 금지라는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병건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 간 결합으로, 시장 구조상 영향이 매우 큰 특수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렌터카 시장을 대여기간 1년 미만의 단기 렌터카와 1년 이상의 장기 렌터카로 구분해 각각 심사했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2024년 말 기준 내륙 29.3%, 제주 21.3%의 합산 점유율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3위 사업자의 점유율은 3%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는 대부분 1% 미만의 영세 중소사업자들이다.
공정위는 양사가 자금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전국 영업망과 IT 인프라,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 연계 등에서 중소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어 "서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효한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했다. 이 국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결합이 이뤄질 경우 '대기업 1개사 대 다수 영세 중소업체'라는 양극화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가장 가까운 경쟁자 간 경쟁이 소멸되면서 가격 인상 부작용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제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소비자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분석에서 SK렌터카 요금 인상 시 롯데렌탈로 이동하는 '재포획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이에 따라 단기 렌터카 요금의 10%대 인상 압력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주 단기 렌터카 시장은 '렌터카 총량제'로 신규 진입이나 증차가 제한돼 경쟁 여건이 더욱 경직돼 있다. 공정위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최근 수년간 제주 지역 경쟁사의 차량을 흡수해 온 점을 들어, 결합 시 유효 경쟁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봤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38.3%로 최근 5년간 3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캐피탈사들이 존재하지만 롯데렌탈·SK렌터카의 유효한 경쟁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캐피탈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본업비율 제한'으로 장기 렌터카 확대를 위해서는 리스 자산도 함께 늘려야 한다. 고금리 환경에서 리스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장기 렌터카 증차가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이러한 규제 없이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까지 연계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공정위는 "가장 가까운 경쟁사 간 경쟁이 소멸되면 장기 렌터카 요금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분석과 이해관계자 의견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 제한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하지 않고 전면 불허를 결정한 배경으로 ▲경쟁제한성이 상당한 경우 구조적 조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 ▲렌터카 총량제·본업비율 제한 등 제도적 요인으로 단기간 내 유력 경쟁자 등장 가능성이 낮은 점 ▲사모펀드가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특성상 행태적 조치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공정위는 "사모펀드라는 점 자체가 경쟁제한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결정은 동종 업계 1·2위 사업자를 연속 인수하는 구조라는 사건의 특수성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 구조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결합을 원천 차단해 소비자 요금 인상과 중소 경쟁사 퇴출을 예방한 것"이라며 "사모펀드 주도의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에 대해 엄정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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