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원수다"라는 옛말은 단순 재생산사회인 농경사회에서 자식들에게 먹이고 입히지도 못하고 공부도 시키지 못해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지 못했다는 한탄이었다.
확대 재생산사회가 되면서 물자가 풍부해지는 대신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사람의 도리가 흐트러지며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게 되었다. 정당치 못하게 돈을 벌었던 사람일수록 물불 가리지 않고 모아둔 돈에 억눌려 인생을 망치는 광경을 많이 보게 된다.
제 자리가 아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하거나 제 돈이 아닌 돈을 움켜쥐고도 갈수록 욕심을 부리다가 죗값을 치르고 돈도 날려버리는 광경을 보면 "돈이 원수"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맹자집주 양혜왕장구 상편의 한 대목을 보면 "일정한 생업 즉 소득이나 재산이 없으면서도 마음을 곧게 행동하려면 오직 선비라야 가능하다"고 하였다. "보통 사람이 떳떳한 생업(恒産)이 없으면 떳떳한 마음(恒心)을 가지기 어렵다. 마음이 곧지 않으면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간사스럽고 사치스럽게 행동하니 못 할 짓이 없다"고 하였다. 또 "백성들을 죄짓게 하고 이들을 벌한다면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짓이다, 어진 임금이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 현실은 과연 누가 항심이 있는지 아니면 항심을 어디다 감추고 다니는지 모를 일이다.
청문회에서 지도층 인사들을 미지근하나마 벌거벗기는 모습을 보면서 소시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제 할아버지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해서 좋은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굴까? 변칙과 부정으로 재물을 긁어모으거나 자식의 입시와 병역 혜택을 위하여 누구에겐가 귓속말을 주고받으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까?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겨 가스라이팅 행위'를 하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무감각하다. 사실 가스라이팅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인지부조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명문교, 똘똘한 집, 사회적지위를 삼위일체로 추구하는 셀럽 사회로 변질되면서 과연 누가 아랫사람인지 모를 일이다.
돈은 그 주인의 됨됨이에 따라 선과 악의 모습으로 바뀌어 은인이 되기도 하고 웬수로 변하기도 한다. 악취 나는 돈을 가지고 있거나, 됨됨이에 비해 돈이 많은 돈은 오히려 그 주인을 해치는 원수가 되고 만다. 그래서 "어진 사람이 재물이 너무 많으면 그 뜻이 허물어질 수도 있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을수록 허물이 커간다라고 명심보감 성심(省心)편에도 나왔을까? 동서고금 역사를 살펴도, 떳떳하지 못하게 돈이나 권력을 움켜쥔 인사들의 인생 말로는 '돈이 웬수'가 되기 쉽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일의 성취감을 느끼고, 작더라도 돈을 멋지게 쓰면서 보람을 가져야 '생각하는 갈대'들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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