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기 범죄가 지난해 43만건을 넘어서며 3년 연속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범죄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속도로 사기가 늘어나면서, 사기 범죄가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생활형 범죄'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사기 범죄는 43만693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사기 발생 건수는 2023년 34만7901건 이후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체 범죄 추이와 비교하면 사기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체 범죄는 161만건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사기는 이보다 훨씬 가파르게 늘었다. 전체 범죄 가운데 사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6.7%로, 범죄 4건 중 1건 이상이 사기인 셈이다.
장기 추세로 보면 사기 범죄의 구조적 확산이 뚜렷하다. 지난해 전체 범죄 건수는 10년 전인 2015년 대비 13.4%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사기 범죄는 74.2% 급증했다. 절도·폭력 등 전통적 범죄는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비대면 환경을 기반으로 한 지능범죄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사기 범죄의 연령대도 변화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사기 피의자 21만1051명 가운데 20대는 4만6575명으로 전체의 2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과거 40대가 주를 이뤘던 사기 범죄의 주체가 젊은 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취업난과 소득 불안 속에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온라인 거래와 금융 서비스 이용 증가로 범행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서는 범행 기회와 표적이 늘어난 반면, 이를 실시간으로 감시·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처벌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사기 범죄는 피해액 일부를 변제하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조여서, 자금력이 있는 피의자가 상대적으로 처벌을 덜 받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이는 범죄 억지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거율 하락 역시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사기 범죄 검거율은 2015년 77.9%에서 지난해 58.7%로 10년 새 19.2%포인트 떨어졌다. 온라인·비대면 범죄 특성상 신원이 특정되지 않는 불상 피의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경찰은 사기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악성사기 추적팀'을 신설하고 상설화했지만,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와 함께 플랫폼 책임 강화, 예방 중심의 구조적 대책이 병행돼야 사기 범죄 증가세를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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