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런·월러 ‘인하’ 주장에도 금리 동결…워시 지명에 시장 초점 ‘운영체제 변화’로
점도표·가이던스·대차대조표 손질론 부상…인준 변수까지 겹쳐 불확실성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통화정책의 초점이 '인하 시점'에서 '운영체제 변화'로 이동하고 있다. 워시가 점도표·포워드가이던스와 비대해진 대차대조표를 비판해온 데다, 인준 과정의 정치 변수까지 겹치며 금리 경로뿐 아니라 양적긴축(QT)·커뮤니케이션·독립성 자체가 시장 변수로 부상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월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표결에서는 스티븐 마이런, 크리스토퍼 월러 등 2명이 0.25%포인트(p) 인하를 주장해 반대표를 던졌다
성명서에는 "경제활동이 견조한(solid)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고용 증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실업률은 안정화 조짐을 보였다"는 문구가 새로 담겼다. 반대로 "최근 수개월 고용시장의 하방리스크 확대" 등 일부 문구는 빠졌다.
제롬 파월 의장은 "정책은 사전에 정해진 경로가 아니며, 회의 때마다 들어오는 데이터·전망·리스크 균형을 바탕으로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리 수준을 '적절한 기조'라고 평가하면서도, 관세 영향이 재화 부문 물가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언급해 물가 경로가 여전히 핵심 제약임을 시사했다.
발표 직후 시장 가격은 큰 폭으로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한국은행은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 국채금리·주가·달러화가 보합권에 머물러 FOMC 결과의 직접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정리했다. 정부도 관계기관 합동 회의를 열어 관세정책 불확실성, 지정학 리스크 등을 점검하며 24시간 모니터링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 의장 변수'는 불확실성을 키운 새 축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워시 지명으로 금리 전망은 경제지표뿐 아니라 상원 인준 일정과 정치적 공방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일부 상원의원이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비용 관련 조사 이슈 등을 이유로 인준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해지면서 절차 지연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워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금리 인하보다 '연준 운영 프레임'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동안 워시는 위기 대응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권한과 역할이 커진 것을 '제도적 표류'로 보고,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운영 전반에서 '체제 변화'를 언급해 왔다.
그는 지난해 5월 후버연구소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대차대조표(양적완화 포함)의 '시장 발자국'이 커진 점을 문제 삼았고, 지난 7월엔 내부 '그룹싱크'와 관행을 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뿐만 아니라 '유동성 경로' 역시 함께 주시해야 한다고 본다. 한화투자증권은 워시가 점도표(SEP)·포워드가이던스의 효용을 낮게 보고 "중앙은행이 자기 말에 묶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보여 왔다고 분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는) 평상시 연준의 SEP, 포워드가이던스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역할이 제한적이고 단기 전망은 또 하나의 '산만한 집착'이면서, 전망 그 자체가 연준의 운신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며 "기준금리 인하 이전 대차대조표 정책에 대한 수정(또는 시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워시 체제에서 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국채 발행 물량 등 수급 부담이 큰 환경에서 QT 속도와 유동성 시그널이 장기금리 변수로 남을 수 있다고 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후임 연준 의장 선정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주목했을 것은 자신이 요구하는 인하 주장을 얼마나 잘 수용할 지 여부였을 것"이라며 "과거 (워시가) 매파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받은 계기가 적극적인 양적긴축을 주장했기 때문인데, 해당 이슈에 대한 워시 지명자의 견해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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