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요금제로 시작된 생성형 AI 경쟁이 글로벌 생태계 선점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저가형 인공지능 AI 구독 요금제를 전 세계로 확대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픈AI를 중심으로 신흥국에서 시작된 생성형 AI 가격 경쟁이 글로벌 전선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구글은 지난 달 28일 한국을 포함한 35개국에서 'AI 플러스'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 AI 요금제가 제공되는 모든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신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AI 플러스 요금제는 제미나이 3 프로를 비롯해 영상 생성 도구와 리서치·글쓰기 지원 기능 등을 포함한다. 구글 클라우드 200GB 저장공간도 기본 제공되며, 최대 5명까지 가족 공유가 가능하다. 국내 기준 요금은 첫 2개월간 월 5500원, 이후 월 1만1000원이다.
이는 저가형 챗GPT 구독 상품인 '챗GPT 고'의 월 8달러(약 1만1000원)와 비교해 초기 이용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단기간 사용자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가형 AI 경쟁의 출발점은 오픈AI였다. 오픈AI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월 399루피(약 6200원)에 챗GPT 고를 출시했다. 월 20달러 플러스와 월 200달러 프로 중심이던 기존 요금 체계에서 벗어나, 소득 수준이 낮은 신흥 시장을 겨냥한 첫 보급형 상품이었다.
챗GPT 고는 무료 버전 대비 메시지와 이미지 생성, 파일 업로드 한도를 크게 늘렸고 최신 언어모델 GPT-5.2 인스턴트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오픈AI는 이를 통해 신흥국에서 유료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실제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저가 요금제 출시 이후 유료 가입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AI 플러스를 먼저 선보이며 보급형 요금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인도와 멕시코, 베트남, 이집트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확대했다. 출시 한 달 만에 70여개국에서 저가형 AI 요금제를 제공했다.
양사의 저가 전략은 신흥 시장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오픈AI는 챗GPT 고를 아시아 16개국으로 확장했고, 구글은 동남아와 중남미를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렸다. 일부 국가는 현지 통화 결제를 지원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이 같은 경쟁은 글로벌 시장으로 확전됐다. 오픈AI가 이달 챗GPT 고의 전 세계 출시를 발표하자, 구글 역시 AI 플러스 제공 국가를 전 세계로 확대하며 맞불을 놨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의 본질이 단순 요금 인하가 아니라 생태계 선점 차원이라고 분석한다.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해 자사 AI를 일상 서비스에 고착시키고, 향후 고급 요금제와 연계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사용자 지표 경쟁도 치열하다. 오픈AI는 챗GPT 주간활성사용자 수가 8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반면 구글은 제미나이를 앞세워 앱 설치 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밀러웹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미나이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챗GPT의 약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AI 시장이 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빅테크들은 수익성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비용보다 시장 점유율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 시기"라며 "AI 경쟁은 결국 누가 더 많은 사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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