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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전고체에 무게 둔 K-배터리, 반고체 상용화에는 신중 기조

반고체 배터리 시장, 2026년 약 6조원에서 2034년 약 23조원으로 성장 전망
에너지 밀도, 기존 리튬이온 대비 30~50% 향상
국내 배터리 3사, 반고체 대신 전고체 기술 집중

반고체 배터리 시장. /인텔마켓리서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에 앞서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반고체 배터리를 전고체 배터리로 가기 전 단계의 기술로 판단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전고체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 선택과 시장 진입 시점의 차이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주도권을 내줬던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 반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해 로봇 등 특수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충족하는 반고체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고체 배터리는 '겔' 형태의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해질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전고체 배터리에 비해 기술 장벽과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너지 밀도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0~50% 높은 수준으로, 전기차와 전력망 저장 장치 등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되기 전 단계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마켓리서치는 글로벌 반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6년 41억2000만달러(약 6조원)에서 2034년 161억5000만달러(약 23조4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이 과도기 구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반고체 배터리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최근 발간한 '2025년 중국 동력 배터리 산업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반고체 배터리가 이미 대량 차량 탑재 단계에 진입했으며, 2025년 상반기 기준 탑재량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반고체·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연구개발 지원과 파일럿 양산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30년 이후로 설정하는 한편 2025~2030년 사이에는 반고체 배터리를 고에너지밀도 전기차와 프리미엄 모델 중심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육성해 기술 축적과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반고체 배터리 시장 확대에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반고체 배터리 관련 별도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전고체 배터리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기술 전략을 공식화했다. SK온도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반고체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상용화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반고체 배터리는 기존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물량 확대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중심축이 전고체 배터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형성돼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반고체 배터리에 대해 뚜렷한 사업 확대 전략을 내놓기보다는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핵심 기술로 설정하고 관련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 전후로 개발 단계에서는 마무리될 수 있겠지만, 실제 양산과 가격 경쟁력 확보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리튬이온 배터리도 가격 안정까지 약 20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전고체 역시 단기간에 승부가 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반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대비 안전성이 높고 전고체보다 원가 부담이 낮아 현실적인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전고체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반고체 배터리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이미 형성되고 있고, 초기 시장에서의 선택이 향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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