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 과잉·경기 둔화에 석유화학 업황 회복 난항
동북아 신·증설 지속에 올해 시황 회복 제한적 전망
중국도 고부가·스페셜티 전환 가속…경쟁 환경 복잡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구조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업황 회복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기업들이 올해 돌파구로 내세우고 있는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의 시장 여건도 여전히 녹록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8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지만,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1조3461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하면 16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등 핵심 사업 부문의 부진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 영업손실은 3560억원으로 전년(1040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LG화학은 올해 실적 목표 역시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매출 목표는 23조원으로, 지난해 수준(23조8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반도체용 세정제(IPA), 전기차용 고성능 합성고무(SSBR) 등을 중심으로 스페셜티 소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CAPEX)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계획하고, 향후 2~3년간 재무 개선을 우선해 연간 투자 규모를 2조원 이하로 관리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8% 급감한 15억원에 그쳤다.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합성고무·수지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합성고무 수요 둔화와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올해 스페셜티 사업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 역시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실적을 공개하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간 73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22년 이후 4년 연속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5일 실적 발표를 앞둔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중국발 저가 물량 유입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올해 업황 전망과 관련해 "동북아 지역에서 신·증설이 지속되는 만큼 시황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스페셜티를 돌파구로 제시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가시적인 전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 역시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경쟁 환경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페셜티 산업은 1~2년 안에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범용 제품 중심의 대량 생산 구조가 점차 다품종·소량 생산 체제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산업 전환의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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