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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저가 수주 끊고 철도·방산 체질 바꾼 이용배, ‘LAND to SPACE’ 확장 시동

투명수주심의위 도입으로 수주 리스크 사전 차단
철도·방산 동반 흑자 확대…영업이익 1조원대 진입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이사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변곡점에 들어선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현대차그룹에서 회계·재경·경영기획을 두루 맡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이용배 사장이 취임하며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

 

당시 현대로템은 실적 변동성이 크고 저수익 수주 구조가 누적되며 영업·수주 경쟁력이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회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수익성 중심의 구조 재편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휴 부지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도입해 수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걸러내는 작업도 병행했다.

 

변화는 숫자로 확인됐다. 현대로템은 새 수장을 맞은 지 1년 만인 지난 2020년 흑자 전환(영업이익 821억원) 이후 2021년 802억원 → 2022년 1475억원 → 2023년 2100억원 → 2024년 4566억원 → 2025년 1조56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단계적으로 커졌다. 매출도 같은 기간 2조7853억원(2020년)에서 5조8390억원(2025년)까지 늘며 성장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사회 산하 '투명수주심의위원회'…사외이사 참여로 입찰 게이트 강화

 

체질개선의 핵심 장치는 지난 2020년 하반기 가동한 이사회 산하 '투명수주심의위원회'다. 현대로템은 신규 프로젝트의 수주 타당성을 더 투명하게 검토하기 위해 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심의 체계를 처음 도입했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과 사내임원 4~5명으로 구성되며 신규 사업의 사업성·전략·법적 이슈·진출 국가 등 수행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해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사업 성격과 규모에 따라 사외이사 참여 위원회와 사내 경영진 중심의 기존 수주심의위원회를 이원화했고, 심의 절차는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였다. 입찰 전 설계·영업·구매·생산 등 관련 조직의 교차 검증 체계도 갖췄다.

 

현대로템은 철도·방산 모두 수주산업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수주 공백은 성장 동력을 흔들고 계약 조건은 수년 뒤 손익을 가른다. 이 흐름 속에서 철도는 해외 대형 프로젝트로 외연을 넓혔고, 방산은 현지화·교육·정비·수리(MRO)를 묶은 장기 패키지 수출로 구조를 바꿨다.

 

◆폴란드 K2·우즈벡 고속철·모로코 열차…글로벌 레퍼런스 선순환

 

현대로템은 방산·철도에서 글로벌 레퍼런스를 축적하며 수주 선순환을 만들어왔다. 방산에서는 지난 2022년 폴란드 K2 전차 1차 수출(180대)이 전환점이 됐고, 이후 협상을 거쳐 지난해(계약 발표 시점 기준) 2차 180대 계약도 성사됐다. 2차 물량 중 61대는 폴란드 글리비체 부마르-라베드니 공장에서 현지 생산하며, MRO 패키지도 포함됐다.

 

철도는 지난 2024년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수출로 국산 고속차량의 첫 해외 적용 사례를 만들었다. 6편성·42량을 제작해 선적을 시작했고, 사막 기후를 고려한 방진 설계 등 현지 맞춤 사양도 반영했다. 여기에 지난해 모로코 ONCF로부터 2층 열차 공급 계약(약 15억4000만달러)을 따내며 철도 수출 지형을 넓혔다. 회사는 이를 철도 부문 역대 최대 수주로 설명했다.

 

◆'5.8조 매출·1조 영업이익'…방산, 철도 두 축의 신화

 

체질개선 성과는 지난해 실적에 집약됐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8390억원, 영업이익 1조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3.4%, 영업이익은 120% 늘었고, 4분기에도 매출 1조6256억원·영업이익 2674억원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DS(디펜스)는 폴란드 K2 전차 수출 물량 매출 반영과 차륜형 지휘소용 차량 양산 확대에 힘입어 매출 3조2153억원을 달성했다. RS(레일)도 국내·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생산 확대와 호주 QTMP 전동차의 양산 본격화로 매출 2조896억원을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 초도 편성 조기 출고 등 납기·공급망 대응도 철도 사업의 신뢰 자산으로 쌓였다는 평가다.

 

수주도 전 부문에서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29조773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7% 증가했다. DS는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8조7000억원)이 잔고 확대를 이끌었고, RS도 모로코 2층 전동차(2조2000억원) 등 국내외에서 6조원대 수주를 기록했다.

 

◆"From LAND to SPACE"…수익 기반 위에 AI·무인·수소·우주로 확장

 

이용배 사장은 올해를 '지상에서 우주까지(From LAND to SPACE)' 도약의 원년으로 제시했다. 방산 수출 확대와 북미 철도 시장 진출로 수익 기반을 다진 뒤, AI·무인화·수소·우주 발사체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LAND'는 AI·무인·수소 기반 지상체계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로템은 WDS에서 드론 대응 체계를 결합한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처음 공개했다. 레이다 기반 탐지·대응과 경계·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다목적 무인 플랫폼으로, 인휠 모터 적용 6륜 구동으로 기동성과 생존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수소 분야에서는 수소연료전지 무인 플랫폼 '블랙 베일'을 해외에 처음 선보이며 저소음 기동과 개방형 적재 구조를 앞세워 전투 지원·물자 운송 등 군·민간 겸용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SPACE'는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 로켓 엔진이 핵심이다. 현대로템은 대한항공과 함께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과제(총 490억원)에 참여해 오는 2030년까지 35톤급 메탄 엔진을 개발한다. 현대로템은 엔진 설계·연소기 개발을 맡아 과거 메탄 엔진 연구·개발(R&D) 경험과 탱크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우주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약력

 

△생년월일 : 1961년 4월 8일(음력)

 

△경력사항 :

 

2006년 현대자동차 경영관리실장 이사

 

2008년 현대자동차 경영기획담당 상무/전무/부사장

 

2012년 현대자동차 기획조정3실장 부사장

 

2013년 현대위아 기획, 경영지원, 재경, 구매 담당 부사장

 

2016년 현대차증권 영업 총괄 담당 부사장

 

2017년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

 

2020년~ 現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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