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사업자 완판 행렬...발행어음 경쟁 본격화
삼성·메리츠 인가 지연...사법·제재 리스크 변수
발행어음 시장에 새로 진입한 증권사들의 완판 행렬이 이어지면서 경쟁 구도가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인가 심사가 장기화되며 경쟁사와의 온도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신한투자증권은 첫 발행어음 특판상품 500억원이 하루 반나절 만에 완판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키움증권도 발행어음 1호 상품을 내놓은 뒤 모집 한도 3000억원을 일주일 내 달성했으며, 하나증권 역시 첫 발행어음 상품 3000억원을 일주일 만에 완판했다.
지난해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한 증권사들의 판매실적이 주목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과 하나증권은 각각 연내 2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추가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는 총 7곳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4곳과 지난해 신규 인가를 획득한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현장실사 후 실증심사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곳 모두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허가가 늦어질 만큼 경쟁 구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모험자본 공급과 전체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대형사들의 신규 진입이 중요하다"면서도 "신규 사업자들의 완판 사례가 지속될지는 더욱 지켜봐야 하고, 발행어음 시장도 파이의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먼저 뛰어든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목표로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인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중 일부는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모험자본 공급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다만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여전히 경쟁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들과 비슷한 시기에 발행어음 인가 획득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두 증권사만 해를 넘기면서 심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했지만 9년째 '9부 능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재는 지난해 4월 적발된 금융감독원 내부통제 관련 제재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 변수로 꼽힌다. 만약 영업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결정된다면 인가 심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는 셈이다. 더불어 임직원의 사익 추구 정황이 포착되면서 지난달 8일에도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바 있다.
발행어음 인가가 계속 미뤄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인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생산적 금융을 차기 연도 핵심 정책 목표로 제시한 만큼, 내부 제재 리스크가 존재함에도 '조건부 인가'를 포함한 유연한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인가가 확정될 경우 2026년 1분기 중 사업 개시가 가능하다고 봤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인허가와 제재 절차를 분리해야 한다는 시각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제재와 인허가는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재는 엄정하게 하되 인허가 관련 부분은 정책적 관점에서 달리 접근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 전날에도 "인허가와 제재 관련 부분이 같이 있는 회사가 있을 것"이라면서 "모험자본 관점에서 인허가에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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