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체제 굳어져도 후발주자 추격에 시장 경쟁 가속 전망
K-반도체 생산캐파 확대 주력...투자규모만 수십조원대
마이크론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엔비디아 공급망 탈락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 체제로 여겨졌던 차세대 HBM 경쟁이 3파전 구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공식화하는 등 공세적 태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 주도권은 여전히 국내 기업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 기업 울프 리서치가 주관하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이 기회를 빌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HBM4 관련 부정확한 내용에 대해 말하겠다"며 "우리는 이미 HBM4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고객사 출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마이크론의 HBM4가 엔비디아가 요구한 수준의 속도 등 성능을 맞추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이번 발언은 이같은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강 체제'로 굳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HBM4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그간 HBM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온 만큼 차세대 경쟁에서도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12일 세계 최초로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양산 출하하며 본격적인 HBM4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착수 단계부터 JEDEC(반도체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 산업 표준 기구)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설정하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번 제품에는 최선단 공정 1c D램(10나노급 6세대)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재설계 없이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과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 또한 HBM4 최적화 단계를 거쳐 이달 중 본격 출하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미국에서 만나 HBM4 공급과 관련한 막바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4공장(P4)에 내년 1분기까지 월 10만~12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신규 생산 라인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생산 라인에는 HBM4에 들어가는 최선단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월 66만장의 D램 웨이퍼를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번 생산 라인 구축이 완료되면 D램 생산능력을 추가로 18% 확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또한 최근 청주 P&T6 공장 설비에 필요한 반도체 공정 장비 구매주문(PO)을 시작하는 등 대규모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4는 메모리 3사가 장기간 준비해온 차세대 제품인 만큼 단순 탈락설로 시장 구도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이 높아 양강 체제가 거론돼 왔으나 이는 기존 시장 비중에 따른 평가"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론 역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해왔기에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라면서도 "국내 업체들이 이미 대형 고객사와의 협력 경험과 양산 안정성을 축적해 온 만큼 초기 시장 주도권은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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