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12.06%, +9.63%. 국내 증시가 사흘간(3~5일)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간 전쟁이 터진 후 하루 건너 매·수도 사이드카가 반복됐다. 4일에는 폭락세가 거세지자 20분간 거래가 중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무역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쏠림'이 강한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0.36포인트(9.63%) 오른 5583.90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37.97포인트(14.10%) 뛴 1116.41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는 전날 '검은 화·수요일' 대폭락에 맞선 반발 매수세가 거셌다.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는 장 초반부터 주식을 싸게 사들이려는 투자자의 매수 주문이 과열 양상을 보면서 양쪽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까지 48%나 오르며 전 세계 증시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런데 이후 18.4% 하락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하락률은 미국 S&P500(-0.9%), 독일(-5.9%), 영국(-3.9%) 등을 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처럼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7.8%), 대만(-7.3%) 등의 2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하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글로벌 증시에 비해 유독 한국증시가 이란 전쟁 이슈에 더 많이 흔들렸다는 평가다. 이 같은 배경에는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안고 있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유가(두바이유)는 전쟁 직전 배럴당 71.81달러 수준이었는데, 3일에는 8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유가가 급등할 경우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무역 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터질 우려가 크다.
반도체에 편중된 시장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수 상승에 대한 두 기업의 기여도는 전체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00대에서 마감한 뒤 지속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연초 이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까지 상승률은 48%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에 기여한 비율(시가총액 기준)은 50%를 넘나든다. 두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급에 코스피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스피 개인투자자 비중(거래량 기준)이 올해 기준 약 6∼70% 수준으로 해외 주요국보다 높은 점도 한몫한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와 선물 연계 프로그램 매매 등 기계적 거래가 늘어나면서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도 널뛰기 했다. 3일 26.4원(오전장 마감 기준) 뛰더니 전날 야간거래 때는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 이날은 방향을 틀어 1468.1원(오후 3시 30분)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브레이크를 걸기에는 연료가 너무 활활 타오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4일 132조682억원에 이른다. 신용거래융자액은 33조1978억원에 달한다. 호시탐탐 증시의 상승세에 편승할 시기를 가늠하며 증시 입성을 노리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 널뛰는 증시에 공포 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73.70를 기록했다. 지수가 상승하자 6.66% 하락했다. 지난 4일엔 80.43까지 치솟기도 했다. 통상 40을 넘어서면, 급격한 주가 변동 가능성이 있는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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