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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처벌기준이상의 혈중 알코올 농도 판단 기준

김지희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대법원이 최근 음주운전 사건에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시점과 운전 시점의 차이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피고인이 주차장에서 약 30m 구간을 운전한 뒤 차로 변경 과정에서 오토바이와 충돌해 피해자에게 약 5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히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7%로 측정됐다. 원심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시점이 '상승기'일 가능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대법원은 "비록 피고인의 음주측정 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의 수치와 처벌기준치의 차이 △음주를 지속한 시간 및 음주량 △단속 및 측정 당시 운전자의 행동 양상 △교통사고가 있었다면 그 사고의 경위 및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운전 종료 후 불과 12분 만에 측정된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 점 △측정 당시 결과에 대해 이의제기하지 않은 점 △측정 당시 피고인의 언행과 보행 상태가 술에 취한 모습이었던 점 △사고 경위가 음주운전 정황과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운전을 종료한 때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혈중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경우, 음주운전 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시점인지 하강시점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약간 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기존 판례의 태도였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음주 후 30분∼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운전을 종료한 때가 상승기에 속해 있다면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일부 사건에서 위와 같은 '측정 시점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에서, 최근 대법원은 앞서 본 판결과 같이 비록 운전 시점과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로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무조건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시점과 운전 시점의 차이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는 경향이 있다.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에서 '측정 시점의 수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기존 일부 판례의 흐름을 제어하고, 실제 운전 당시 상태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리를 정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위와 같은 대법원 입장에 따른 것으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시점이 '상승기'에 해당하고 측정치가 처벌기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운전 당시 취한 상태가 인정되면 처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져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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