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축소 기조를 두고 다양한 우려점도 제기된다. 업권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서민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 공급이 우량 신용 차주 위주로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지난해 상호금융 순손실 1629억원
지난해 상호금융조합(신협·농협·수협·산림)의 당기순이익은 8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9억원(15.5%) 감소했다. 특히, 신용사업부문의 순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자이익 감소 등으로 전체 업권 신용사업부문 순이익은 4758억원(10.1%) 줄어 들었다.
조합별로 살펴보면 신협은 작년에도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순이익은 2024년 마이너스(-)3503억원에서 2025년 -3277억원으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순손실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협 역시 -2707억원에서 -626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농협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조6464억원에서 1조2611억원으로 23.4% 감소했다. 산림조합은 당기순이익 236억원에서 153억원으로 35.2% 줄었다.
새마을금고 사정도 다르지 않다. 새마을금고는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1조265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단, 전년(1조7423억원) 대비 4765억원의 적자 폭을 개선했다. 여수신도 축소됐다. 지난해 총대출은 18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총수신은 255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2000억원 줄었다.
이처럼 상호금융권의 순이익 감소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축소 기조까지 맞물리면, 업권의 수익성 악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현재 비조합원 중심의 대출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비조합원 중심으로 대출을 축소하면 그 타격은 더 심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신협은 이미 비조합원 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비조합원 대출은 55조4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총대출액(107조8411억원)의 51.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 고신용자 대출 공급 쏠림 우려
가계대출 취급을 제한할 경우 대출 공급이 우량 차주 중심으로 쏠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금리 혜택 축소와 한도 축소 등으로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저신용자는 상대적으로 쉽게 배제되고, 신용도가 높은 차주 중심의 대출 구조가 형성될 수 있어서다.
상호금융보다 앞서 가계대출을 먼저 조여온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946.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강화 규제에 따라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가계대출 취급 잔액을 줄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2조원 가까운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 상호금융, 서민금융에 집중해야
전문가들은 상호금융이 본연의 역할에 부합하도록 서민금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구정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산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형 조합(금고)이 195개로 적지 않은 수준에 달하고 있어 이들이 부실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형 조합에 적용되는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금융은 저축은행과 함께 민간서민금융회사로서 서민금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는데, 우선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정책 서민금융 상품 성실 상환자에 대한 자체 신용 대출상품을 공급하는 경우 영업 구역 내 여신비율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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