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반등에도 배터리업계 부담 확대
중국산 배터리 확산에 국내 업체 긴장
주요국 보호 강화 속 국내 지원은 제한적
전기차 수요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산 저가공세에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인해전술식 물량풀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다 주요국 대비 정책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연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차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가 4만 대를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2월에 3만 대 판매를 기록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4만 대 선을 돌파한 것이다.
다만 전기차 수요 회복이 곧바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수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기차 캐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며 시장 확대의 과실이 국내 업체보다 중국 업체들에 더 많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산 차량 비중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22만177대 가운데 중국산 전기차는 7만4728대로 33.9%를 차지했다. 2023년 7.5%였던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4년 23.9%로 급증한 데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지난해 국내 생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57.2%로 2020년 75% 이후 하락세가 지속됐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지는 다소 약화된 반면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됐다. 국내 주요 3사의 점유율은 15%대까지 낮아진 반면 CATL은 39% 수준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중국산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BYD는 자사 차량에 자체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고 테슬라도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모델을 중심으로 CATL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볼보 EX30에도 중국 신왕다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늘어도 시장 확대의 수혜는 국내 업체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더 많이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국이 자국 배터리 산업 보호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정책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세제 감면과 산업 지원 정책을 통해 자국 전기차 생태계 육성에 힘을 싣고 있으며 미국도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를 손질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EU와 일본 역시 자국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지원 기준 조정에 나서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보조금 제도를 일부 손질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처럼 직접적이고 강한 방식의 규제를 적용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따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특성상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견제를 지나치게 직접적인 방식으로 강화할 경우 통상 마찰과 공급망 불안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감안하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견제를 지나치게 직접적인 방식으로 강화하는 데는 정책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내 배터리 업계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 실용형 제품군 확대를 통해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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