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충격 딛고 사상 최고치…'코스피 7000 시대' 열린다
반도체 ‘어닝 서프라이즈’가 지수 견인…밸류 부담 제한적
방산·조선·전력으로 번지는 랠리…증시 상승 동력 다변화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았다”…진화한 '스마트 개미' 전략
'코스피 7000 시대'가 활짝 열었다. 전쟁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던 순간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단을 지켜냈고, 이후 반도체 '깜짝 실적'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가 맞물리면서 최고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지수 상승을 넘어 이번 랠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반도체가 불을 붙인 상승세가 방산·조선·전력·2차전지 등으로 확산되고, 개인 투자자도 과거와 다른 전략적 매매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의 체력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6000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8위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장이 일시적 반등이 아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가 쏘아 올린 공, 韓 증시 동력으로 퍼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7093.01에 출발했다. 9시 4분 현재 코스피는 7300선에서 거래중이다. 4월 이후 이날 9시 3분 현재까지 코스피는 44%넘게 상승하며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적 시즌과 함께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이 사실상 증시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이제 시장은 코스피 7000을 주도한 반도체 다음의 종목을 찾고 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전고점을 회복하고, 반도체 1분기 실적시즌 모멘텀도 대부분 반영되는 등 1차 상승 랠리는 마무리된 상태"라며 "코스피 7000 돌파는 반도체 랠리가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7천피에 오르며 고공행진 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당순이익 컨센선스(시장 예상치)가 600조원을 돌파했고, 반도체 주당순이익(EPS) 변화율을 필두로 이익추정치 상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지수 상승 주도 업종 중 반도체만 급격한 EPS 상승 탓에 지수 밸류에이션 회복은 미흡하다"고 짚었다. 코스피가 여전히 매력적인 구간에 있다는 의미다.
이익뿐 아니라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증시 부양 노력도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상법 개정이 야기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도 주목할 포인트"라며 "올해 자사주 소각액이 이미 2025년 전체 규모를 넘어섰고, ROE는 25% 역대급 수준이지만 ROE-PBR 산포도상 한국은 글로벌 대비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12개월 선행 코스피 PBR은 1.4배로 전 세계 증시 평균 (PBR 3.1배), 아시아 신흥국 평균 (PBR 2.0배) 대비 큰 폭 할인 거래되고 있다. 김 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과 유사한 20% 수준의 ROE 국가들과 PBR을 비교하면, 향후 코스피는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등과 같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영향으로 PBR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반도체 중심의 실적 호전 사이클 진입으로 향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의 성적도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방산, 전력, 2차전지, 조선 등의 분야에서도 호재가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을 올리고 있다.
김 본부장은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금융시장 전반의 리레이팅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코스피 시장의 실적 개선은 반도체 중심에서 방산, 조선, 기계, 정유, 에너지, 로봇 등으로 확산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KB증권에 따르면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실적 호전에 힘입어 전년 대비 165% 증가한 792조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184% 뛴 606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2027년에는 영업이익 1044조원까지 예상하면서 10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대외적 요인으로는 미국의 정책 방향이 주식 시장에 우호적"이라며 "반도체 외에도 방산, 조선, 전력 기기 등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서 20% 이상의 EPS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상법 개정, 시장구조 개선 등 정부 정책이 더해지고 있는 점도 외풍을 견딜 수 있는 기초체력과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올렸다는 평가다. JP모건은 "(지배구조 관련) 입법 노력은 대부분 완료됐으며, 실제 영향은 철저한 실행과 지속적인 감시로부터 온다"이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업과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2의 동학개미 운동...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았다
올해 나타난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패턴은 코로나19 사태 때와는 달랐다.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매수를 통해 시장을 끌어올렸다면, 이번에는 전략적 투자를 통한 '스마트 개미'의 면모가 나타났다.
주식시장에는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아라'는 격언이 있다. 올해 개미들도 하락장에 매수하고, 상승장에 매도하며 반전된 태도를 보여 줬다. 개인들이 하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신뢰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였던 지난 3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35조8800억원을 순매도할 때도 개인은 33조569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코스피가 12.06% 폭락했던 3월 4일에도 796억원을 순매수했으며, 7.24% 떨어졌던 3월 3일에는 5조7974억원, 3월 9일(-5.96%)에는 4조6242억원, 23일(-6.49%)에는 7조29억원을 사들이면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사실상 '제2의 동학개미' 운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4월 이후 지난 4일까지 20조원 넘게 팔았다. 코스피 강세장이 재개되면서 과감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6000선을 회복했던 4월 15일에는 940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6200선으로 올랐던 4월 16일에도 1조8050억원을 팔았다. 전고점을 경신했던 4월 21일 1조9204억원, 코스피가 종가 기준 6600선을 넘어섰던 27일에는 1조9757억원을 털었다. 지난 4일에는 4조7935억원어치를 팔았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