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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꿈의 칠천피]②불안의 그림자도 짙다…반도체 쏠림 심해진 ‘코스피 7000’

지수는 사상 최고인데 하락 종목이 더 많아…K자형 장세 심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비중 45% 돌파
빚투·공포지수 동반 급등에 “실물경제와 괴리” 우려
전문가들 “시장 체질 개선보다 AI·메모리 사이클 영향 커”

ChatGPT로 생성한 "반도체가 끌어올린 코스피 7000 장세를 표현하는 이미지. 그 외의 업종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원래 코스피 7000, SK하이닉스 160만원이면 일부 차익실현하려 했는데 막상 50만전자, 300만닉스 얘기가 나오니 팔기는커녕 더 사야 하나 싶어요." 40대 개인투자자 황모씨는 최근 주식 계좌를 볼 때마다 반도체 대장주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더 못 산 '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느낀다고 했다. 평소 주식을 하지 않던 60대 김모씨도 "예금 만기가 한 달도 안 남았지만 3%대 이자 받자고 기다리기엔 시장이 너무 빨리 움직인다"며 중도 해지를 고민 중이다.

 

코스피가 지난 6일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 8000선까지 바라보자 뒤늦게라도 올라타야 한다는 불안감이 개인투자자 사이에 번지고 있다. 동시에 코스피 7000이라는 기록적 숫자 뒤로 반도체 쏠림과 빚투, 실물경제와의 괴리라는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의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지만, 상승 동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쓰고 있지만, 정작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의 3배를 넘는 'K자형 증시'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60.80까지 치솟았다. 통상 지수가 급등하면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변동성 지표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지수 상승과 불안감이 동시에 커지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전날 하루 만에 14.41% 급등했고 이는 흡사 '닷컴버블'을 떠오르게 한다. 2001년 12월 이후 약 24년 5개월만의 최대 상승률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두 종목의 움직임이 사실상 지수 전체의 방향과 변동성을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 7000 넘었지만 하락 종목이 더 많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73.80%로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튀르키예 BIST100(30.26%), 일본 닛케이225(21.22%), 브라질 보베스파(16.91%)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과 나스닥 상승률도 각각 7.59%, 11.17%에 그쳤다.

 

상승의 중심에는 단연 반도체가 있다. 7일 오후 2시20분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은 25.80%, SK하이닉스는 19.21%로 두 종목만 합쳐 45%를 넘었다. SK스퀘어까지 포함하면 시총 상위 3개 종목의 비중은 47%대에 달한다. 이날 지수 상승 기여도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이었다. 삼성전자의 지수 영향은 24.9705포인트, SK하이닉스는 39.1382포인트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지수 영향만 64포인트를 넘는다.

 

문제는 지수 급등과 달리 시장 전반의 체감 온도는 오히려 차갑다는 점이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하며 역대 두 번째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실제 시장 내부에서는 하락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당시 유가증권시장 전체 948개 종목 가운데 상승 종목은 200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679개에 달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상승 종목 426개, 하락 종목 1191개로 약세 종목 수가 훨씬 많았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상승 흐름이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체감 약세장'에 가깝다고 느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시장이 올라가는 과정에서도 하락 종목이 더 많을 정도로 특정 종목 쏠림이 심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했느냐에 따라 투자자 수익률 편차도 커지고 있어 시장이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이 느끼는 실질 체감지수와 지수 흐름 간 괴리가 상당히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 "핵심은 반도체"…정책 효과는 가속 요인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이 반도체 실적 개선과 AI 투자 확대에 기반한 장세라는 점에는 공감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황 회복, 외국인 매수세 유입,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기대감 등이 코스피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올해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한 319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 흐름을 이어갔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IT 부품과 전력기기 등 관련 업종 실적도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의 질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하다. 한국 증시 전반의 체질 개선이라기보다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과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지수가 크게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센터장은 "한국 증시 상승에서는 반도체가 더 핵심적인 요인"이라며 "AI 산업의 직접적인 수혜가 반도체에서 나타나고 있고, 정부 정책이나 대외 환경은 자금 유입을 가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급도 전기·전자 업종과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2~3월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1조1000억원, 35조9000억원 순매도했지만 4월 1조10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5월 들어서는 6조1000억원 규모로 매수폭을 확대했다. 다만 이 자금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반도체주로 향하면서 시장 저변을 넓히는 역할보다는 쏠림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빚투·공포지수 동반 급등…선순환과는 거리

 

강세장 속 빚투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체 신용융자 규모는 35조7131억원으로 1년 전 17조5580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사상 처음 36조원을 돌파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상승장이 길어질수록 뒤늦게 레버리지를 일으켜 추격 매수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3조2140억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1조7197억원) 대비 약 87%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신용융자 잔액이 9818억원에서 2조2690억원으로 약 1조2872억원 늘어나며 131% 급증했다. 반도체 랠리 속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도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60대 이상 투자자의 신용융자 잔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말 60대 이상 신용융자 잔액은 8조189억원으로 1년 전 3조9465억원보다 4조원 넘게 늘었다. 전 연령대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은퇴 자금이나 예금성 자금이 고위험 주식 투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질 경우, 향후 조정장에서 손실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도 지난달 27일 올해 처음 20조원을 넘어섰다. 한쪽에서는 FOMO성 추격 매수가 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점 부담을 의식한 하락 베팅이 커지는 양상이다.

 

자본시장 상승이 실물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한국 주식 자산 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계는 주식 투자로 1만원의 수익을 내면 이 가운데 약 130원만 소비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320원, 일본은 220원, 독일은 380원이 소비로 이어진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주식 수익이 소비보다 부동산 매입으로 흘러가는 구조도 확인됐다. 한은은 무주택 가계의 경우 주식 이득의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상승이 내수 소비 확대와 기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전통적 자산효과가 한국에서는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전체 주식 자산의 73.2%가 상위 20%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자산효과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미 소비 여력이 큰 고소득·고자산층에 주식 자산이 몰려 있어 주가 상승분이 소비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실물경제의 불안 요인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는 국내 경제의 취약한 에너지 공급망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1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 물가가 21.9% 급등한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발 인플레이션이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증시 상승세도 실물경제와 괴리된 '모래 위 누각'이 될 수 있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7000p를 돌파한 지난 6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내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반도체 피크아웃 땐 지수 변동성도 확대

 

쏠림 장세의 가장 큰 위험은 반도체 업황 기대가 꺾일 때 지수 전체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반도체 관련 대형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진 만큼 개별 업종 리스크가 시장 전체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관계자들은 자본시장의 온기가 실물경제와 내수, 중소형주, 가계 소비로 확산되지 못한다면 '칠천피'는 한국 경제의 체력 개선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기댄 불안한 숫자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센터장은 "쏠림 현상이 강해지면 주가가 올라갈 때는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지만, 나중에 흔들릴 때는 지수도 같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지수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가 점점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올해 상반기까지는 실적 가시성이 뚜렷해 피크아웃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내후년까지 업황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장에 다시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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