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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50년 전 ‘개구리’와 2026년 ‘돈 봉투’… 공천 잔혹사는 끝날 것인가

고려 시대의 대문호 이규보의 집 대문에는 '유아무와 인생지한(唯我無蛙 人生之恨)'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나는 실력이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것이 인생의 한이다"라는 뜻이다.

 

노래 대결에서 실력파 꾀꼬리가 목소리 나쁜 까마귀에게 패배한 이유가, 까마귀가 심판인 백로에게 매일 '개구리'를 잡아다 바쳤기 때문이라는 이 우화는 '와이로(蛙利鷺)'라는 말의 기원이 되었다. 750년 전 이규보가 느꼈던 그 참담한 심정은 놀랍게도 2026년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마음과 맞닿아 있다.

 

■ 실력자는 울고 '낙하산'은 웃는 공천판

 

최근 정치권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 과연 '민의(民意)'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의 살림을 책임질 단체장을 뽑는 과정에서 정책이나 행정 능력은 뒷전이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학연(學緣), 지연(地緣), 그리고 특정 실세를 향한 계파의 충성도다.

 

모든 후보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소신 있게 지역을 위해 헌신해온 인재들이 계파의 벽에 부딪혀 낙마하는 광경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실력 있는 '꾀꼬리'들은 밀려나고, 계파 수장에게 '개구리'를 바치며 줄을 선 '까마귀'들이 공천장을 거머쥐는 현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꿈꾸던 대의민주주의의 모습인가.

 

■ 국민 혈세로 채워지는 '돈 봉투' 의원들의 월급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검은 거래' 의혹이다. 전문성 확보라는 허울 좋은 명분 뒤에서, 여전히 '공천헌금'과 '돈 봉투'라는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이런 행태가 무서운 이유는, 그들의 입신양명이 곧 국민의 혈세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돈으로 자리를 사고 인맥으로 배지를 단 함량 미달의 인사들에게, 국민은 매달 거액의 세비를 지급하며 그들의 품위 유지비까지 대줘야 한다. 국민에게는 스트레스와 상처를 주면서도 정작 당사자들은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 '와이로 정치인'에게 내어줄 자리는 없다

 

정당의 공천권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잠시 빌려준 엄중한 대리권이다. 하지만 정당들은 이 권력을 계파의 세를 불리거나 '검은 거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시켰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유권자들이 나서야 할 때다. 7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방식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은 '와이로 정치'를 뿌리 뽑아야 한다.

 

학연과 지연에 얽매여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자, 계파의 졸개를 자처하며 민의를 저버리는 자, 그리고 무엇보다 '개구리'로 심판을 매수하려는 자들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국민의 세금은 우리를 위해 진정으로 수고할 '진짜 일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 땅의 실력자들이 '개구리가 없어 한스럽다'며 돌아서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2026년 총선이 우리에게 주는 엄중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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