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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정책

취약차주 버팀목이라더니…'햇살론'은 채무조정 '사각지대'

#.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견디다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았다. 햇살론과 카드값, 신용대출 등이 얽히며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체가 장기화되기 전 채무조정을 받기 위해 상담을 진행했지만, 신복위는 햇살론 등 일부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경우 일정 기간 연체가 발생해야 조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김씨는 햇살론을 제외한 일부 채무만 조정받았다. 김씨는 "취약계층 대부분이 햇살론을 사용하고 있는데 정작 가장 부담되는 대출은 그대로 남아 있다"며 "채무조정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채무조정시 햇살론은 최대 1년간 연체돼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유토이미지

취약차주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햇살론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채무조정은 일정기간 연체가 돼야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채무조정 신청자는 20만9060명에 달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12만7147명)과 비교하면 60%나 급증한 수준이다.

 

이후에도 채무조정 신청자는 ▲2022년 13만8202명 ▲2023년 18만4867명 ▲2024년 19만503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코로나19 시기부터 누적된 경제적 어려움을 버티지 못한 채무자들이 결국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 햇살론 '최대 1년' 연체돼야 채무조정

 

문제는 채무조정 수요가 늘고있음에도 햇살론 등 일부 정책서민금융 상품은 일정 기간이 지나야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일반채권은 짧게는 장기연체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각채권으로 분류하지만 햇살론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실제 사례를 보면 최소 6개월 이상, 보통 1년까지 연체가 돼야 대위변제가 진행돼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연체를 방지하기 위해 신속채무조정이나 사전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이들에겐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신속채무조정은 연체 이전 또는 30일 이하 단기 연체자를, 사전채무조정은 31~89일 연체자가 대상이다. 햇살론 등 일부 정책서민금융 상품은 실제 채무조정까지 수개월 이상의 연체가 필요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제도 간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

 

채무조정 신청자 추이/신용회복위원회

◆ "오히려 장기연체 유도"

 

금융권에선 이 같은 구조가 오히려 취약차주의 장기연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체 이전 단계에서 채무조정을 신청하더라도 정책서민금융이 제외될 경우 차주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결국 신용점수 하락과 추심 부담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장기 연체를 버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연체 위험도 존재한다. 채무조정 이후에도 햇살론 상환부담이 남을 경우 재연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취약차주의 경우 정책서민금융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일부채무만 조정될 경우 실질적인 재기지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차주일수록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며 "연체 이전 단계에서 채무조정을 신청했는데도 가장 부담이 큰 대출이 남아 있으면 제도 체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무조정이 재기를 위한 제도인 만큼 정책서민금융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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