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자동차·조선·IT까지 성과급 연동 요구 확산
영업이익·순이익 기준 배분 압박
삼성전자 사례에 대기업 노조 협상 기준 들썩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막판 중재로 극접 합의를 이뤘지만 반도체에 불어온 'n% 성과 배분' 바람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국내 대기업 노사는 기본급 인상과 복지 확대 등을 중심으로 진행했다면 이제는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노동자와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게 됐다.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자동차와 조선, 정보기술(IT) 등 대기업 노조가 높은 성과급을 요구하며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을 한 시간여 앞두고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성과급으로 노사는 사업 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은 올해 최대 6억원 가량(세전, 연봉 1억기준)의 성과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노사는 OPI(성과인센티브)와 DS 부문에 대한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구분해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OPI는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에 따라 지급하고,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성과의 10.5% 재원으로 하며 쟁점이었던 상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40%를 반도체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반도체 부문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이처럼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일정 부분의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한 노조의 요구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을 담은 올해 임협 요구안을 사측에 보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일 4차 교섭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인건비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글로벌 톱 3 완성차 업체에 맞는 성과 분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완성차 업계는 미국 관세와 중동 전쟁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대외 악재로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할 경우 더욱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통합 노조도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한 성과 배분 등을 골자로 한 임금인상 요구안을 지난 20일 사측에 전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처럼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주장하는 등 성과급 제도 개편의 목소리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반도체 업황의 특수성과 개별 사업부로 분리했지만 자동차나 조선 등 다른 산업에는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른 산업에서 같은 방식으로 적용 할 경우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황이 나빠졌을 때 이를 다시 낮추는 과정에서 노사간 더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사례는 향후 노조 요구사항의 기준점이 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개별 기업 및 업종별로 임금체계와 경영환경 등이 모두 상이해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노사의 합의사항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제조업 등과 달리 비교적 업력이 짧고 직원들 연령대가 젊은 측에 속한 IT업계는 분위기가 다르다.
카카오는 노사간 성과급 체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 대비 15%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창사 이후 첫 본사 파업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3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공동교섭단은 성과급과 관련해 "영업이익 30% 기준은 사측의 시혜가 아니라 노동의 피땀에 대한 정당한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측은 "경영 성과의 분배일 뿐 임금이 아니다"며 노조 요구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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