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90%에 육박하는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비반도체 부문(DX) 직원 중심의 노조가 법원에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는 등 사업부 간 갈등 양상도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25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마감을 이틀 앞둔 이날 오전 8시 29분 기준 찬반 투표율은 86.16%를 기록했다. 27일 오전 10시 투표 마감까지 투표율은 9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반도체(DS) 부문에 대해 사업 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투표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현재 회사 내부 분위기를 고려하면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의안 통과 가능성이 커질수록 사업부 간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특히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이날 "오는 26일 오전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규모면에서 세번째인 동행노조는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합의를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DX 부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투본에서 탈퇴했다. 이후 초기업노조 측은 공투본을 탈퇴한 만큼 투표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정당한 의견수렴을 약속했던 초기업의 끝은 비열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겉으로는 투표권을 존중한다며 안심시키고 DX 결집이 이루어지자 기습적으로 투표권을 빼앗아 입을 막으려는 시도를 멈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사업부별 이해관계 충돌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DX와 DS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확대되면서 조직 내부 박탈감과 노노 갈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DS 부문 조합원이 절대다수인 만큼 잠정합의안 가결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사업부별 성과와 보상 차이에 대한 불만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내부 단결이 중요한 조직인데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계속 충돌하면 노조의 결속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 역시 조직 내부 화합 차원에서 보상 체계를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잠정합의안과 관련한 주주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삼성전자에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회사 측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명부 확보 이후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와 함께 합의안 효력정지 가처분 및 무효확인 소송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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