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 삼성전기 노조도 영업익 12% 성과급 요구 예정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업종도 임단협 핵심 화두로 부상
미래투자 차질, 성장동력 위축,경쟁력 약화 등 우려 커져
삼성전자가 '최대 6억 성과급'을 지급하는 파격 보상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보상 체계 재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확산될 경우 고정비 부담 확대와 노사 갈등 심화, 미래 투자 위축에 따른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기업 간 양극화는 물론 한지붕 아래에서의 갈등까지 확산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성과급 확대의 직접직인 수혜를 입은 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들과 비메모리 사업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 직원들로 갈려진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DX 부문 직원들은 소외감을 호소해 왔다. 당초 DX 부문이 주축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으로 활동했지만 비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자 활동을 중단했다. 이번 잠정합의안 투표에서도 투표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동행노조는 이번 합의안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하며 법적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런 내부 갈등은 회사 전체의 경쟁력에 타격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 삼성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기 노조는 28일 진행되는 14차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사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기 노조는 과반 노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별도 교섭 동력이 제한적이지만 상황은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 2024년 출범 당시 20%의 조직률에서 현재 34.2%(4102명)로 증가했다. 삼성전기 노조 1800여명이 추가로 가입할 경우 과반노조의 지휘 및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성과급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기준을 두고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 역시 30%대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와 조선업계는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직접 연동하려는 분위기지만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전년도 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 지급과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당기순이익이 10조3648억원을 기록했다. 노조 요구에 맞추면 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3조 1000억원은 올해 현대차가 공시한 미래 차 투자 계획(17조8000억원)의 17.5%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과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으로 투자 재원이 사라진다면 경쟁력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성과급 기준을 구체적인 이익 비율로 요구하는 것은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와 달리 성과급 배분은 사실상 회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당장 조합원들의 배를 불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사례가 향후 제조업 전체 임단협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기업이 무너지는건 한 순간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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