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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무너졌다” 카카오 노사 정면충돌…본사 파업 초읽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카카오 노사가 결국 다시 노동위원회 조정 테이블에서 마주 앉았다. 이미 주요 계열사 상당수가 쟁의권을 확보한 가운데 이날 본사 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카카오 공동체 전체가 동시 파업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카카오 본사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한 2차 조정회의에 돌입했다. 현장에는 노조 관계자들과 사측 교섭단, 취재진이 몰리며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노동위 역시 이번 조정이 단순 임금 협상 수준을 넘어 카카오 공동체 노사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장시간 조정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현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 4곳은 이미 노동위 조정이 무산되며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카카오 본사까지 조정이 최종 결렬될 경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본사와 계열사가 동시에 파업권을 확보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앞서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 노조가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 역시 모두 가결되며 내부 쟁의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보상 체계와 고용 안정 문제다. 노조는 최근 몇 년간 경영진 중심의 성과 보상 구조가 강화되는 동안 직원 대상 보상 기준은 갈수록 불투명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노사 간 충돌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인상안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는 분위기다. 노조는 일부 계열사에서 제시된 2%대 임금 인상률이 최근 물가 상승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엑스엘게임즈를 중심으로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논란까지 겹치며 내부 반발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노조 측은 해당 움직임이 사실상 구조조정 성격이라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조정장 입장 전 취재진과 만나 "지금 카카오 구성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건 회사에 대한 신뢰 붕괴"라며 "오늘 협상에서 회사가 실제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와 책임은 현장에 전가하면서 보상 기준은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불만이 누적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측은 공식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 CFO는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조정장으로 향했다. 카카오 측은 현재까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 임단협 갈등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서 이어진 조직 개편과 사업 효율화 작업, 일부 계열사의 인력 재배치 논란 등이 누적되며 내부 피로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중심 사업 재편 과정에서 조직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보상 문제까지 겹치며 갈등이 한꺼번에 표면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와 신규 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핵심 개발 조직과 운영 조직이 동시에 쟁의 국면에 들어설 경우 신규 프로젝트 일정과 조직 운영 안정성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 상당수가 자동화 시스템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단기간 내 서비스 장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 체감 불편보다는 기업 이미지와 조직 안정성, 투자 심리 측면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플랫폼 업계 노사 갈등은 단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성과 보상 체계와 고용 불안,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는 양상"이라며 "카카오 사례 역시 그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 결과는 이날 늦은 오후 또는 밤 늦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왕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은 "조정해야 할 사안이 많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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