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제정부터 병원 연계 실증·학교 치유텃밭까지…지속가능한 치유도시 모델 확
고양시가 농업을 매개로 시민의 정신건강과 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는 '고양형 치유농업' 정책을 본격 확대하며 치유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한 농촌 체험을 넘어 의료기관과 학계, 기업, 현장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치유농업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제도화함으로써 전국적인 선도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는 치유농업을 농업정책의 범주를 넘어 복지·건강·환경을 포괄하는 통합 정책으로 발전시키며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일상 속 스트레스 완화와 사회적 관계 회복을 동시에 도모하는 지속가능한 치유도시 구현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는 치유농업 정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제도적 기반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21년 10월 「고양시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정책 추진 근거를 마련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현장 수요와 운영 경험을 반영해 조례를 개정하며 지원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과학적 검증 체계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시는 지난해 9월 NH고양시지부를 비롯한 지역 농협 8곳의 기탁금을 활용해 뇌파와 스트레스 측정 장비를 갖춘 치유농업실을 조성했다. 여기에 3,115㎡ 규모의 실증포를 중심으로 시민 참여형 텃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치유농업의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은 각종 평가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 고양시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2025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불평등 완화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경기도 농촌진흥사업 평가에서도 농촌자원 분야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한 치유농업사와 농업연구사들이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는 등 정책 성과가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양시는 치유농업의 객관적인 효과 검증을 위해 대학 및 의료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추진한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병의원 연계형 원예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 실증 및 서비스 고도화' 연구는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국립암센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이 참여해 병의원 연계형 치유농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은 식물의 성장 과정과 생애주기를 활용해 참여자의 감정과 사고 변화를 유도하는 인지행동 전략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 암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우울감과 인지적 스트레스 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참여자에서는 삶의 질과 사회적 지지 수준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변화도 확인됐다.
프로그램 만족도와 재참여 의사 역시 5점 만점 기준 4.5점 이상으로 조사돼 치유농업이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보조적 치유 수단으로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
치유농업은 학교와 지역사회 등 생활공간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양시는 탄소중립과 치유 기능을 결합한 '탄소저감형 치유텃밭'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 정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 벽제초등학교와 상탄초등학교, 원당초등학교, 성사중학교, 성사고등학교, 경진학교 등 6개 학교에서 치유텃밭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과 사회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경기도 꿈자람 치유텃밭'은 진로·직업 교육과 연계해 자립 역량을 높이는 고양시 특화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업에는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한 자원순환형 토양 '리코소일(RE:CO Soil)'이 활용된다. 커피박과 제지 펄프 등 폐자원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상토로, 탄소 배출 저감과 식물 생육 개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시는 포스코이앤씨와의 협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고 올해 110톤 규모의 리코소일을 무상 지원받아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는 물론 어린이집 71곳과 복지시설, 공공기관 등 100여 개 기관에 토양을 공급해 맞춤형 치유텃밭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고양시는 앞으로도 치유농업을 통해 아동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심리·정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농업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치유농업은 농업 활동을 넘어 시민의 마음 건강을 돌보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중요한 복지정책"이라며 "민관학 협력을 통해 축적한 과학적 성과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세대가 체감할 수 있는 치유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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