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후발 주자들의 반격이 치열하다 .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양분하고 있는 주 1회 투여 주사제 시장에 화이자가 '월 1회 투여'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7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당뇨병학회의 '제86회 과학회의 전문가 심포지엄'에서 베로베나타이드 임상 2b상(VESPER-1, 2, 3) 상세 결과를 발표했다.
베로베나타이드는 비만치료제 후보 물질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기전을 갖췄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투약 편의성의 극대화다. 화이자는 해당 약물을 주 1회 투여하며 용량을 증량한 뒤, 월 1회 유지 요법으로 전환하는 임상 2b상 'VESPER-3'을 설계했다.
VESPER-3 결과, 주당 2.4mg의 베로베나타이드를 투여받다 투약 빈도를 줄인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에서 위약 효과를 제외하고 15.9%의 체중 감량 효과가 유지됐다. 특히 치료 32주 차까지 체중 감소가 멈추는 '정체기'가 관찰되지 않아 장기 투여 시 추가 감량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상에 참여한 노스 캐롤라이나 의대 존 B. 부스 교수는 "비만 관리는 평생 지속해야 하는 영역인 만큼 치료 유지의 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주간 투여에서 월간 투여로 전환한 후에도 의미 있는 감량 효과와 우수한 내약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만치료제 개발의 무게 중심이 '월간 제형'으로 이동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바이오 스타트업 티온랩테라퓨틱스와 손잡고 기존 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한 달에 한 번만 맞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착수했다. 양사는 각각 보유하고 있는 독자 기술을 결합해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대웅제약의 '큐어'로 미세 약물 입자(마이크로스피어)를 제조하고 티온랩테라퓨틱스의 '큐젝트 스피어' 기술로 초기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한다. 약물이 초기에 한 번에 방출되는 부작용을 막고 한 달간 일정하게 효능이 유지되는 데 중점을 둔다. 올해 안에 첫 환자 투약을 추진해 제형 전환의 주도권을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한양행의 비만치료제 개발 전략도 기존 GLP-1 주사제의 미충족 수요를 정조준한다.
특히 장기 투여의 불편함과 환자 부담을 줄이는 초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 바이오텍 인벤티지랩과 협업하고 있다. 양사는 비만·당뇨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IVL3021', 'IVL3024' 등을 구축했다. 위고비 성분을 처방한 IVL3021은 비임상 독성을 진행 중이며 마운자로 성분을 기반으로 한 IVL3024에 대해서는 제제 연구를 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자체 구축한 마이크로스피어 플랫폼을 활용하며 추격한다. 전립선암 치료제 '로렐린데포' 등에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적용하는 등 서방형 장기지속형 약물을 개발해 온 데 이어 비만 영역으로 연구를 확장한다. 비만 후보물질 'DKF-MB501'은 한 번 투약으로 3개월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다.
국내 신약개발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장기지속형 기술의 가치가 증명됨과 동시에 다양한 파트너십이 활발해지는 성장 모멘텀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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